환경부가 식당과 카페에 일회용품 사용금지를 철회한데 이어, '택배 과대포장' 단속도 다시 2년을 유예했다.
7일 환경부는 택배 과대포장 규제를 예정대로 오는 4월 30일부터 시행하지만 2년의 계도기간을 두고 단속하지 않겠다고 밝혀, 규제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규제 예외규정도 대폭 늘렸다.
택배 과대포장 규제가 처음 도입된 시기는 지난 2022년 4월 20일이다. 당시에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2년의 유예기간을 뒀다. 그런데 시행을 앞두고 또다시 2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이다.
'택배 과대포장' 규제의 골자는 '제품을 소비자에게 수송하기 위한 일회용 포장'의 공간비율을 50% 이하로 하고, 포장 횟수도 1차례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반시 횟수에 따라 100만∼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포장공간비율은 제품이 차지하지 않는 상자 내 빈공간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제품 크기에 꼭 맞는 상자를 사용한 것이다. 다만 '가로, 세로, 높이의 합이 50cm 이하'인 작은 택배인 경우는 이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환경부는 통신판매업체 중 연매출이 500억원 미만인 업체도 규제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중소업체 228개사를 조사한 결과 연매출 500억원 미만 중소업체의 택배 물량이 전체의 9.8%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제품 특성이나 포장 방식에 따른 예외도 늘어났다. △식품 등을 배송할 때 사용되는 보냉재는 포장공간비율 산출시 '제품의 일부'로 간주 △식품과 보냉재를 밀착시키기 위한 비닐포장은 포장횟수에 미산입 △포장재를 회수한 뒤 재사용한 경우와 소비자가 요청한 선물 포장은 규제 미적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환경부는 또 여러 제품을 함께 배송하기 위한 합포장, 길이가 길거나 모양이 납작한 이형제품, 주름종이 등 종이완충재, 도난과 파손을 방지하기 위한 포장 등도 예외규정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합포장시 제품 각각에 대한 1차 포장과 물기나 습기 때문에 상자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비닐포장 등도 포장횟수 제한에서 예외로 검토중이다.
단속도 2년 유예한데다, 규제 예외대상도 너무 많아 '택배 과대포장' 규제는 시행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시행이 임박한 시점에서 또다시 연기한 것을 놓고 뒷말도 무성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금지 시행을 목전에 두고 규제를 철회한 사례도 있어, 정부 스스로 양치기 소년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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