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가 한여름 불볕더위에 찜통이 됐다. 기온이 40℃ 이상 오르고, 건조해진 날씨로 산불까지 잇따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의 기상청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23개 주(州) 가운데 20개 주에 폭염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현재 아르헨티나 중북부는 며칠째 낮 최고기온이 40℃를 육박하고 있다. 멘도사, 네우켄, 리오네그로, 라팜파, 산루이스, 산후안,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는 최고기온이 38℃ 이상일 것으로 예측되며, 현재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햇볕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고했다.
칠레와 우루과이도 국토 절반가량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우루과이 기상청은 2월 1∼4일 해안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4∼3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약 2주전 체감온도가 60℃에 달하는 '살인적' 고온으로 신음했던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도 또다시 살인폭염이 기승을 부릴 조짐이다. 브라질 기상청은 "이번주 주말까지 기온이 35℃ 안팎까지 오를 것"이라며 노약자에게 외출을 삼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온건조한 날씨탓에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잿더미로 변하는 산림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북부의 희귀식물 서식지인 로스알레르세스 국립공원에서는 산불이 1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추부트주 당국은 나흘간 약 20㎢의 산림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전날 추정한 피해 규모(10㎢)의 2배로, 일부 누락됐던 면적과 추가 피해 지역을 합산한 것이다.
공원 관리 총책임자 다닐로 에르난데스 오타뇨는 텔람통신 인터뷰에서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 진화 작업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원시림을 포함한 희귀식물 종에 큰 영향을 미쳐 더이상 일주일 전의 숲을 볼 수 없게 됐다"고 참담함을 전했다.
국경을 맞댄 칠레에서도 푸에르토 몬트 산불이 닷새 넘게 계속돼 8㎢ 이상이 훼손됐다. 파라과이 소방관들은 이날 산베르나르디노와 아레구아 인근 들판에서 산불 진화 작업에 들어갔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주변에서도 산불이 일어나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현지 기상청들은 이같은 이상폭염의 원인을 엘니뇨 현상으로 분석했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지난해 11월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초까지 엘니뇨가 지속할 확률은 90%"라며 이상기후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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