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배 생산 급감...수급불안에 가격폭등
설 연휴를 앞두고 과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기상재해로 사과와 배값이 평균 20~30%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쌌던 귤로 수요가 몰리면서 귤값도 27년만에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딸기 역시 1팩에 1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등 과일값이 전반적으로 폭등하면서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5일 사과(후지·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이 2만5916원, 배(신고·10개)가 3만1442원으로 지난해 같은시기보다 각각 4.7%, 11.9% 올랐다. 지난 10일에는 사과(후지·10개) 가격이 2만9000원, 배(신고·10개)는 3만3000원으로 작년 대비 29.4%, 26.9%까지 급등했다가 현재 조금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감귤 소매가도 지난 15일 기준 4254원으로 1년 전보다 27.7% 올랐다.
사과와 배 가격이 이처럼 급등하는 이유는 지난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각각 30.3%, 26.8%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봄에는 냉해와 우박으로 과수농가가 피해를 봤고,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폭염 등으로 병충해 피해가 커지면서 수확량이 대폭 줄었던 것이다. 잇따른 기상재해가 과일 생산량 감소를 초래하면서 과일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설 연휴용 과일세트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기면서 주요 백화점·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과일세트 가격은 크게 오른 상태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정성담은 사과세트'(4.2㎏)는 지난해 4만9900원에서 올해 7만9900원으로 무려 60% 뛰었다. 이마트의 '사과 VIP 세트'(3.6㎏)도 행사가 기준 3만2060원에서 4만7880원으로 49.3% 올랐다. 이마트의 '당도 선별배'(5㎏) 가격은 행사가 기준 2만9880원에서 3만5880원으로 20% 상승했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은 상대적으로 가격과 물량 수급이 안정적인 샤인머스캣 등을 혼합한 과일세트를 내놓고 비슷한 가격대의 대체 선물을 늘리는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설 연휴에 과일이 대량 소진되면서 사과와 배의 수급 불균형 현상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에 정부는 설 연휴 수요가 높은 사과와 배, 감귤, 딸기 등 과일 13개 품목에 대한 정부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높였다. 또 정부 할인지원에 참여하는 전통시장도 농축산물 700곳, 수산물 1000곳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과일값 안정을 위해 바나나와 파인애플, 망고, 오렌지 등 수입과일 21종에 대한 관세도 면제하거나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입과일은 제수용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설 연휴를 앞두고 치솟는 과일값에 대응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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