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극한폭염'이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던 원인이 '해수 온도상승'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미국, 뉴질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AAS(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지난 10년동안 바다는 매년 전년보다 뜨거워졌고 지난해는 기록적인 수준의 열이 바다에 흡수됐다.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열의 90%를 흡수해 대기조건에 영향을 미친다. 따뜻해진 바다는 더 많은 수분을 배출하고 이 수분은 따뜻한 대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극한기후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만큼 바다는 기후변화 속도를 결정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의 연구원들이 측정한 지난해 해수온도는 전년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다만 두 기관의 온도 편차는 컸다. 중국과학원(CAS) 대기물리연구소(IAP)는 지난 2023년 해수온도가 2022년보다 15제타줄(Joule) 상승한 것으로 분석한 반면, 미국해양대기청(NOAA) 국립환경정보센터는 9제타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은 연간 약 0.5제타줄로, 15제타줄은 올림픽경기의 수영장 23억개를 끓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맞먹는다. 미국과 중국의 측정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연구진들은 "개별 데이터를 전체 데이터에 적용시키는 방법론 차이때문"이라고 했다. 중국 연구를 주도한 장리진 IAP 박사는 "실제 온난화가 보고된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더위로 인해 해양 성층화가 가속돼 해수표면의 따뜻한 물과 심해의 차가운 바닷물이 섞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강우량과 증발 패턴의 변화로 인해 해양 염분 농도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는 바닷속 산소량을 감소시켜 해양생물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바다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와 열의 양도 줄어들게 한다"고 했다. 이어 연구진은 "현재 바다는 1000년만에 가장 뜨겁고 지난 2000년동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가열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바다가 뜨거워질수록 극한기후는 더 강해지고 빈번해진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더워진 바다는 기상시스템에 과잉에너지를 공급한다"며 "따라서 강우량은 더 많아지고, 바람도 더 강해져 더 심각한 홍수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동저자인 미네소타 세인트토마스대학(University of St Thomas in Minnesota)의 존 아브라함(John Abraham) 교수는 "바다는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주는 열쇠"라며 "우리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훨씬 더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의 궤도를 하향세로 돌리지 않으면 우리는 막대한 비용과 인명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며 "가장 책임이 적은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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