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기뢰'가 국제유가 새 변수로 등장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3 11: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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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한 선박(사진=EPA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13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부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쟁이 끝나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이란은 기뢰 부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 조기 종결'을 언급한 것과 달리, 중동 전쟁은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정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현지시간) 첫 공개 성명을 통해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선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역내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경고를 무시한 채 운항했다며 이스라엘, 태국, 일본 선적의 선박 4척을 공격했다고 미국 CNN, AP 등 외신이 잇따라 보도했다. 전날에는 이라크 남부 항구에 정박한 유조선 2척을 타격하기도 했다. IRGC는 "이란에 대한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ℓ의 석유 수출도 허용치 않을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을 각오하라"고 엄포를 놨다.

여기에 더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협 봉쇄 여파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해협에 수십기의 기뢰가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기뢰는 폭발시 대형 선박 1척을 침몰시킬 수 있을 정도의 파괴력이 있으면서 개당 설치 비용이 약 1500달러(약 219만원)에 불과한 '가성비' 좋은 무기 중 하나다. 이를 제거하기 위해선 설치 비용의 10배 이상이 소요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구간이 약 40㎞에 불과하고, 대형 선박이 지날 수 있는 깊이의 뱃길이 한정되기 때문에 기뢰 위험이 더욱 크다.

가장 큰 문제는 제거에 드는 시간이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전쟁이 조기에 종결돼도 기뢰가 설치된 해협은 최소 반년동안 쓸 수 없는 길이 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에 공급되는 석유의 20%가 오가는 수송로다. 따라서 이 해협이 막히면 국제 에너지 시장은 공급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석유의 70%, 천연가스(LNG)의 2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된다.

실제로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기뢰 부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진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날 브랜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9.2% 급등한 배럴당 100.46달러였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9.7% 상승한 95.73달러를 기록했다. 정부는 국내 유가안정을 위해 13일 자정부터 정유사에서 주유소로 공급되는 휘발유·경유 가격에 대해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는데,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같은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부설에 대해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란 외무부 차관인 마지드 타흐르-라빈치는 이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에 대한 질문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부 국가들은 이미 해협 통과 문제에 대해 우리와 논의했다"고 말했다. 비협력국 선박만 선택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선 기뢰를 쓸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 선박들은 이란의 허락 아래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전쟁을 끝내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 의사와 달리, 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 전쟁의 종전 시점을 점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지난 11일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작전은 모든 목표를 완수하고 승리를 거둘 때까지 필요한 만큼 시간제한 없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전쟁 속행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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