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탈탄소 양립가능한 국제감축협력
일본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9개국, 호주가 '탈탄소'를 추진하기 위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 중국에 대항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탈탄소 거대 시장'을 만든다는 구상인데, 한국만 쏙 빠져있다.
일본과 아세안, 호주는 지난 18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첫 '아시아 제로 에미션 공동체'(AZEC) 정상회의를 열고 사령탑 조직 신설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직명은 '아시아 제로 에미션 센터'이고, 본부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동아시아·아세안 경제연구센터(ERIA)에 설립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탈탄소는 아시아의 공통 과제"라며 "일본이 선두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 탈탄소화를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AZEC 설립은 세계로부터 아시아에 자금을 끌어들여 새로운 탈탄소 거대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RIA는 탈탄소 추진을 위한 조사와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로드맵도 수립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참여국들은 각국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회의체도 만들기로 했다.
AZEC 참여 국가들은 이를 기반으로 재생에너지, 수소, 암모니아, 핵심광물의 재활용,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등 각국의 실정에 맞는 친환경 기술을 개발하고, 일본은 AZEC 참여국에 금융지원과 투자를 제공한다. 참여국은 성과와 경험을 공유하면서 탈탄소 기반을 아시아 전체로 확장시켜나가고, 궁극적으로 경제성장과 탈탄소를 양립가능하도록 만든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아시아는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매우 높아 CCUS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지만, 기술적으로 유럽과 미국에 뒤쳐진 상황이다. 이에 일본은 포집된 탄소의 측정, 시설위치, 누출 모니터링 등의 기준을 담은 공동규칙을 제시할 예정이다. 공동규칙이 채택되면 운영비용 절감, 건설시간 단축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전환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고, 신산업도 빠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날 AZEC 참여국들은 에너지전환 관련 69개 협력협정을 맺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일본과 지열발전, 폐자원에너지화 등 24개 협력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한국도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석탄발전 비중이 높고, 동남아시아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함께 전기차 산업이 진출하는 등 관련 동반효과가 높게 점쳐지고 있지만, AZEC 참여국 명단에는 빠져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인협회(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월 AZEC에 대해 "일본이 아시아 역내 탄소중립을 위한 국제협력 플랫폼을 적극 가동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제감축사업 제3국 공동진출 등을 함께 모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산업부문 감축부담 경감,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기회 확대, 글로벌 탄소중립 중추국가 도약에 도움이 되도록 향후 국제감축사업의 질적·양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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