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전원케이블은 일반 종량제봉투에 담아서 버려야 하는 것일까?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해야 하는 것일까?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10월 14일 '국제전자폐기물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조사대상 106가구 가운데 43가구는 전자제품 및 가전 폐처리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2%는 제품의 빠른 단종으로 부품 부족, 수리처 정보 부족, 수리 전문가 부족 등으로 수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전자폐기물은 2021년 기준 총 5740만톤(t)에 달한다. 전자제품의 종류가 많다보니 그만큼 폐기물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자폐기물의 양은 전세계 인구성장률보다 3배나 높을 만큼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재활용률은 17.4%에 그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1가구당 전기·전자제품 소유량은 평균 6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 13.8개(22%)는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고, 2개(5%)는 고장나거나 파손된 상태였다. 방치된 전자제품 대부분은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헤드폰 등 소형가전제품이었다. 특히 방치된 스마트폰은 가구당 평균 1개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충전기와 충전선의 경우는 가구당 평균 11.67개를 보유하고 있고, 1인당으로 평균 4.34개로 나타났다. 이처럼 충전기와 충전선이 많은 것은 전자기기 모델이나 제조사별로 충전타입이 다르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전자폐기물들은 처리과정에서 납이나 수은 등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이 유해물질은 토양을 오염시키는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또 전자폐기물에는 금과 구리 등 금속 원료가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활용 과정을 거치면서 자원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
전자전기폐기물포럼(WEEE Forum)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막달레나 차리타노비치는 "전자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종종 특정 물건에 전자 제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며 "해당 폐기물이 올바르게 버리지 않으면 지구적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WEEE포럼 조사결과 전자폐기물 재활용이 올바르게 이뤄졌다면 2019년 기준 총 95억달러(약 12조7063억원) 수준의 철과 구리, 금 등이 전자폐기물을 통해 회수될 수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들 절반 가량은 전자폐기물 처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폐전기·전자제품을 무상수거하고 있고 대형가전의 경우 제조사가 직접 수거한다.
폐가전 5개 이상은 e-순환거버넌스에 수거를 신청할 수 있지만 5개 미만은 재활용품 배출함, 지자체 주민센터를 직접 찾아가서 무상 배출하거나 지자체에 폐기물 스티커 비용을 지불하고 수거를 요청해야 한다.
녹색연합은 "시민들이 전기·전자제품 구매시 가격, 디자인보다 품질을 가장 우선한다는 점에서 제조사의 역할이 크다"며 "안전하게,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원활하게 수리 또는 폐처리할 수 있도록 생산자에게 더 큰 책임이 부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전자폐기물 처리와 관리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전자폐기물의 안전한 처리, 자원 확보를 위해 보다 면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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