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똥구리' 되살린다...9월에 200마리 방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7 13:27:59
  • -
  • +
  • 인쇄
▲우리나라 자연에서 멸종된 소똥구리 (자료=국립생태원)

프랑스가 지역에서 완전히 사라진 '소똥구리'를 다른 지역에서 들여와 방사한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자연에서 사라진 소똥구리를 되살리기 위해 몽골에서 채집해온 200마리를 방사할 계획이다.

17일 환경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몽골에서 가져온 소똥구리 200마리를 오는 9월 적합한 서식지를 선정해 방사하기로 했다.

지난 4월 국립생물자원관이 발간한 '국가생물자료집 곤충 Ⅱ·Ⅲ'에 따르면 소똥구리는 '지역절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절멸이란 '지역 내 잠재적 번식능력을 가진 마지막 개체가 죽거나 지역 내 야생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점을 의심할 이유가 없는 경우'를 뜻한다.

소똥구리는 한반도 전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서식지 훼손과 합성사료 속 화학물질 등에 노출되면서 개체수가 줄어 1969년 8월 이후 공식적으로 채집된 적 없다. 그러면서 1970년대 이후 멸종 판정을 받았다. 

소똥구리는 똥을 먹고 사는 딱정벌레다. 말똥을 제일 좋아하지만, 인분(人糞)도 먹는다. 알을 낳을 때는 똥으로 '경단'을 만들어 굴린다. 경단을 굴려야 하다 보니 피복도(식물이 표면을 덮은 정도)가 20∼40%로 낮고 물기가 많지 않은 모래벌판에 산다.

센터는 이런 습성에 알맞은 방사지를 선정 중이다. 현재까지 서식지 적합도 평가를 받은 곳은 태안군 신두리사구, 제주시 해안동·노형동, 장흥군 운주리, 신안군 자은도 등이다.

센터는 2019년부터 소똥구리 복원을 추진해왔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소똥구리가 수입금지 대상이라 연구목적으로만 들여올 수 있었다. 소똥구리에 대해 알려진 내용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이때 도입된 소똥구리는 생활사와 한국 생태계 적응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됐다.

이후 소똥구리 수입금지가 해제됐고 지난해 몽골에서 소똥구리 230마리를 도입해 증식하면서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센터는 지난달 300마리를 잡아왔고, 이달말에도 몽골로 떠나 300마리를 추가 채집해올 예정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증식한 개체까지 합하면 1000마리 정도 된다. 센터는 이 중 200마리를 오는 9월 서식지에 방사할 예정이다. 한 번에 200마리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여러 세대에 걸쳐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개체수, 즉 유효 개체군 크기를 200마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소똥구리 복원 필요성은 이들이 생태계에서 청소부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소똥구리가 먹지 않은 대형초식동물 분변은 분해되지 않은 채로 지표면에 남아있다가 비가 오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수질을 오염시킬 수 있다. 또 소똥구리는 똥으로 경단을 만들어 굴린 뒤 땅에 묻기 때문에 넓은 지역에 걸쳐 깊은 토양까지 유기물질과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엔씨, 탄소배출량 절반으로 감축…'ESG 플레이북 2024' 발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했다.엔씨소프트가 지난해 ESG 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ESG 플레이북(PLAY

우리금융, 다문화 장학생 1000명 대상 18.9억 장학금 지원

우리금융이 올해 다문화 장학생 1000명을 선발하고, 18억9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우리다문화장학재단의 '다문화 장학사

계면활성제 대체제 나오나...LG전자 '유리파우더' 실증 나선다

LG전자가 세탁세제 원료인 계면활성제를 대체할 수 있는 기능성 신소재 유리파우더 '미네랄 워시(Mineral Wash)'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증에 나선다.LG

카카오, ESG 보고서 '2024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 발간

카카오가 2024년 한해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주요 활동과 성과를 담은 ESG 보고서 '2024 카카오의 약속과 책임'을 25일 발간했다.카카오는 2024년 AI

4대 금융 ESG평가 '최우수'...LG·현대차·KT·SKT 한단계 하락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개 금융지주사가 ESG경영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LG, 현대자동차, KT, SK텔레콤은 모두 한계단 하락했다.

기후/환경

+

챗GPT로 학교숙제?..."원자력으로 계산기만 쓰는 격"

인공지능(AI)의 탄소배출량이 모델 및 질문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 수준에 따라 최대 6배, AI 모델 수준에 따라서는 최대 50배까지도

배출권 구매하고 온실가스 감축?...소송 당하는 기업들 급증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온실가스를 상쇄했다고 주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후소송이 그만큼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런던정경대(LSE

"대구가 작아졌다"…1990년대 이후 몸집 절반 줄어든 이유

1990년대 이후 대구의 몸길이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이유가 인간의 포획활동을 회피하기 위한 유전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간이 몸집이 큰

열돔에 갇힌 美 대기오염도 악화...뉴욕 3일째 '오존 경보'

미국 중부와 동부를 뒤덮은 열돔 현상이 폭염뿐 아니라 대기질까지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과 롱아일랜드 지역은 지상오존 농도

보조배터리부터 전자담배까지...'패스트테크' 전자폐기물 주범

패스트푸드, 패스트패션에 이어 일명 '패스트테크'로 알려진 저가의 소형 전자제품들이 전세계 전자폐기물 문제의 주범이 되고 있다.패스트테크는 휴

졸업식 도중 150명 '열사병'…美 1.6억명 열돔에 갇혀있다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저지주의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생 150여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현재 미국은 열돔 현상으로 1억6000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