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눈이 멀었나?"...쉘 CEO '석유감산 위험하다' 망언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7 11:23:11
  • -
  • +
  • 인쇄

석유 대기업 쉘(Shell)의 와엘 사완(Wael Sawan) CEO가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완 사장은 "화석 연료 생산을 줄이는 것은 에너지 공급을 제한하고 연료비를 인상해 생활비 위기를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가스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가난한 국가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사례를 봤듯이 석유와 가스 생산을 줄여 생활고를 악화시키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많은 환경단체와 기후과학자들이 즉각 비판에 나섰다.

비영리 환경기구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의 기후책임자 제이미 피터스(Jamie Peters)는 "쉘이 석유 생산 감소를 위험하다 말하는 것은 정말로 아이러니 하다"며 "쉘과 같은 기업은 기후위기와 치솟는 에너지 비용을 모두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석유 대기업은 지구를 파괴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에너지 위기의 근본 원인인 불안정한 화석연료 시장에 우리를 계속 묶어두고 있다"고 직격을 날렸다.

피터스는 또 "쉘은 지금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지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은 재생에너지에 투자해 우리 모두가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누려야 하는 때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쉘의 수익은 400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1년 190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쉘은 "2030년까지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막대한 수익 이후 쉘은 화석연료를 우선시하고 주주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영 방침이 바뀌고 있다"며 "더불어 수익성 높은 화석연료를 계속 생산하기 위해 기후 목표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쉘을 포함한 런던증권거래소 시가총액 100대 기업(FTSE 100)에 포함된 석유회사들은 일제히 "향후 10년간 매년 석유 추출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국제자원개발 감시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의 앨리스 해리슨(Alice Harrison) 켐페인 리더는 "400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쉘이 겪은 유일한 '위험'은 바로 생산량 감소일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쉘의 사장은 돈에 눈이 멀어 틀린 선택을 하고 있다"며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끝내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지구와 에너지 안보에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쉘은 사람과 지구보다 이윤을 우선시 함을 천명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사완 사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지난해 세계 가스 시장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개도국들이 가스 가격을 감당할 수 없었다"며 "생산량을 줄이라고 압박하는 단체들이 개도국에서 천연가스를 뺏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촛불을 켜고 일하고 공부해야 했다"며 "에너지 전환은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같은 주장 지속적인 화석연료 생산이 지구온도를 극한으로 올려 개도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인명 피해를 유발한다는 기존의 과학적 사실과 배치된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는 최근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 미만으로 제한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화석 연료 생산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국제 기후연구기관 기후분석(Climate Analytics) 클레어 파이슨(Claire Fyson) 기후정책 공동책임자는 "재생에너지가 더 깨끗하고 저렴하며 공중보건에 더 좋다"며 "화석연료와 촛불 중 하나를 택하라는 말은 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위약금 면제' 수용한 SKT..."정보보호에 7000억 투자" 결정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번호이동한 가입자에 대해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SKT는 침해사고 발생전인 4월 18일 기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기후/환경

+

바닐라·유제품 생산량도 감소?...기후변화로 생산량 감소세

바닐라와 유제품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식품과 향신료가 기후변화에 의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샬럿 와테인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