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가동 화력발전소 운영비용을 왜 소비자가 부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6 11:47:03
  • -
  • +
  • 인쇄
▲기후솔루션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가 6일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량요금 지급 구조에 대한 규제정비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기후솔루션)

현행 용량요금 제도가 전력을 생산하지 않는 화력발전소까지 운영을 보장하며 사실상 '화력발전 보조금'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화석연료 발전을 보조하는 용량요금 지급구조에 대한 개편을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규제정비요청서'를 규제개혁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규제정비요청은 현실과 맞지 않거나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법령·제도를 고쳐달라고 정부에 공식 제안하는 제도다.

단체들은 전기요금에 포함된 용량요금이 화력발전 가동을 실제 전력 생산여부와 무관하게 뒷받침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제도가 곧 막대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 기준 한전의 총 전력구매비용 73조7807억원 중 용량정산금은 8조2274억원으로 전체의 11.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74.8%인 6조1546억원이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에 지급되고 있다. 이는 전체 전력구매비용의 약 8.3%가 발전여부와 무관하게 화석연료 발전의 고정비 보전에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후솔루션 최호연 변호사는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하는 변호사이자 전기를 쓰는 한 명의 소비자로서, 노후 화력발전소 퇴출 지연의 공범으로 만드는 현행 용량요금 제도의 정비를 요청하는 규제정비신청서를 72명의 전기소비자들과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1997년 기준 비용에 물가상승률을 지속해서 반영한 기준용량가격, 환경기여도가 삭제된 성과연동형용량가격계수, 실제 발전 여부와 무관한 지급 구조로 인해 화력발전소가 최소 30년 동안 연금처럼 용량요금을 받아가는 상황"이라며 "이는 노후 화력발전소의 시장 잔존을 허용해 기후위기 대응과 석탄발전 조기 퇴출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서아론 국장은 "용량요금은 본래 전력공급 안정성을 위한 고정비 보전 장치였지만, 실제 발전량과 관계없이 '준비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구조여서 노후 석탄화력을 붙잡는 연금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 결과 석탄화력의 단계적 퇴출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시장 신호가 왜곡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 용량요금은 전력시장 정산을 통해 결국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의 전력구입비로 반영돼 전기요금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기후위기 시대에 소비자가 더 이상 수명을 다한 석탄발전의 유지비를 부담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규제정비요청서 신청인 정영란 씨는 "매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는 평범한 소비자로서, 내가 낸 전기요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고 느꼈다"며 "에너지 전환이 늦어질수록 그 부담은 요금 인상, 에너지 가격 불안, 기후재난과 건강 피해로 소비자에게 돌아온다"고 호소했다.

정 씨는 "기후위기 시대에 소비자는 더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용을 부담할 준비가 돼 있지만, 전환을 늦추는 구조를 유지하는 데까지 비용을 낼 이유는 없다"며 "전기요금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이재명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과 재생에너지 100GW 확대라는 분명한 국정 목표를 제시한 만큼, 전력시장 보상체계 역시 화석연료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방향으로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용량요금 제도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정규제임을 인정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준용량가격을 재산정하고 환경기여도를 재도입해야 하며, 전력시장 보상제도를 개편해 전기요금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체계에 활용되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기후솔루션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이번 규제정비요청은 단순한 요금 인하 요구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가로막는 제도적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전기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문제 제기"라며 "용량요금 제도가 더 이상 화력발전의 연명을 돕는 보조금으로 작동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건물 온실가스 비중 68%인데...감축 예산 '쥐꼬리'

서울시 온실가스 감축의 성패가 건물부문에 달려있지만, 정작 예산과 정책 설계, 민간 전환을 뒷받침할 정보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우리銀, 생산적 금융 3조 투입...수출기업 '돈줄' 댄다

우리은행이 수출입 기업의 생산적 금융에 3조원을 투입한다.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본사에서 산업통상부, 한국무역

LGU+, 유심 무상교체 첫날 '18만건' 완료..."보안강화 차원"

LG유플러스가 전 가입자 대상으로 유심(USIM) 업데이트 및 무료 교체를 시작한 첫날 총 18만1009건을 처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유심 업데이트

순환소비 실천하는 러닝...파스쿠찌 '런런런' 캠페인

이탈리아 정통 카페 브랜드 파스쿠찌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러닝 매거진 '런런런'과 함께 진행한 자원순환 실천 캠페인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LG전자, 고효율 히트펌프로 '탄소크레딧' 확보 나선다

LG전자가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통해 탄소크레딧 확보에 나섰다.LG전자는 국제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Foundatio

한국형 전환금융 '기준이 허술'…부실한 전환계획 못 걸러

정부가 제시한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이 그린워싱과 탄소고착을 막을 안전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3일 녹색전환연구소가 발간한 이슈

기후/환경

+

유가 오르자 BP 기후목표 '흔들'…주총 앞두고 투자자들 반발

탄소감축에 속도를 내야 할 석유기업 BP가 유가가 오르자 석유사업 투자확대로 방향을 틀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싸고 있다.1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美 압박에 굴복?...IMF·세계은행 회의 '기후의제' 사실상 제외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 회의에서 기후관련 의제가 사실상 제외되면서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최근 열린 국제통화기금(I

경기도 '기후보험' 혜택 강화...진단비 2배 상향·사망위로금 신설

경기도가 진단비를 최대 2배 인상하고 사망위로금을 신설하는 등 보장 혜택을 강화한 '2026년 경기 기후보험'을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경기 기후보험

[이번주 날씨] 서울 낮기온 25℃...일교차 15℃ 안팎

이번주부터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13일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약 5℃ 오르며 15~26℃까지 치솟겠다. 서울과 대전은 26℃, 광

올해 극단적 기상 징조?...3월 세계 해수면 온도 '역대 2위'

전세계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 올해 극단적 기상이 잦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해수온 상승이 엘니뇨 전환 신호로 해석

"132년만에 가장 뜨거운 3월"...이상고온·가뭄 겹친 美

미국 전역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3월'을 기록했다. 이상고온에 강수 부족까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나타나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국 해양대기청(NOAA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