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동안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32%를 흡수해왔던 육상 식물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등으로 탄소흡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탄소흡수원 역할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가뭄으로 열대우림의 탄소순환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지만 현재의 기후모델은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idgenössische Technische Hochschule Zürich) 대기기후과학연구소 소니아 세네비라트네(Sonia Seneviratne) 교수 연구팀이 이같은 연구결과를 3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가뭄이 열대우림의 탄소흡수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번 연구는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2℃~4℃ 이상에서 열대우림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지금까지의 통념과 상반된 결과다.
논문의 1저자 라바오 리우(Laibao Liu) 박사는 "우리는 열대 탄소흡수원이 물부족에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리우 박사는 "지난 60년동안 가뭄이 열대지방의 탄소순환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쳤으며, 가뭄이 발생하는동안 식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점점 더 줄어들어 대부분의 기후모델이 포착할 수 없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지난 60년간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 가용성과 이산화탄소 증가율 사이의 상관관계에 변화가 있는지 알아봤다. 리우 박사는 "이산화탄소 증가율의 연간 변동은 열대 지방의 육지와 대기 사이의 탄소유출입량에 의해 지배되기 때문에 지난 60년간의 열대 기후데이터를 사용해 이 문제를 조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1960년~1989년과 비교했을 때 1989년~2018년까지의 30년동안 열대 수자원 가용성과 이산화탄소 증가율간의 상관관계가 강화됐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대기중 이산화탄소 증가율이 육상 수자원 가용성에 따라 해마다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덥고 건조한 조건에서 식물은 수분 손실을 피하기 위해 이산화탄소 흡수를 줄인다. 또 고온에는 식물 사망률과 화재 발생이 증가해 식물에 축적된 이산화탄소가 대기중에 방출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하면 육상 이산화탄소 흡수원이 줄면서 지구온난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열대 수자원의 희소성이 매년 변동하는 탄소순환 고리를 형성하는 데 점점 더 제한을 준다는 것이다.
세네비라트네 교수는 "이제 점점 더 심각해지는 열대 가뭄과 열대 생태계의 민감도가 높아지는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후모델이 이러한 특징을 포착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아내고자 한다"며 향후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우리 연구는 과거 데이터를 살펴본 것이지 직접적으로 예측한 것은 아니다"며 "이 결과는 예측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네비라트네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뭄이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면 좋은 징조는 아니다"며 "식생이 광범위한 지역, 특히 열대 지방의 아마존은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가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리우 박사는 "기후모델이 가뭄으로 인한 영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식물의 탄소흡수와 가뭄에 대한 식물의 회복력이 과대 평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후 목표와 조치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남은 배출량에 대한 전세계 탄소 예산을 다시 계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기후모델은 무엇보다도 가뭄이 탄소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적절히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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