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기후소송 직면..."그린워싱으로 소비자 기만했다"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6-01 07:04:33
  • -
  • +
  • 인쇄

미국 항공사 텔타항공(Delta Air Lines)이 그린워싱을 일삼아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이유로 10억달러 이상의 기후소송에 직면했다.

지난달 30일(현시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원고 측은 텔타항공의 광고문구인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항고사"라는 문구를 문제삼았다. 켈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마얀나 베린(Mayanna Berin)은 소송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시장 프리미엄이 존재하며 델타항공이 그린워싱으로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들이 델타항공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믿고 웃돈을 주고서라도 항공권을 구매했을 것이다"며 "탄소중립 주장이 없었다면 많은 고객이 그 가격으로는 항공권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2020년 델타항공은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10년간 10억달러를 지출해 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델타항공 CEO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은 "환경 지속 가능성보다 더 큰 혁신이 필요한 도전 과제는 없으며, 단일한 해결책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문제를 깊이 파고들고,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파트너십을 육성하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그 방법으로 비행 효율성 증대와 탄소배출권 구매를 제시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탄소배출권이다. 원고 측은 "델타항공의 탄소중립 주장은 기후위기 대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쓰레기 상쇄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명백히 거짓이다"고 주장했다.

사실 탄소배출권을 통한 탄소중립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되레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월 가디언지와 환경조사단체 소스머티리얼(SourceMaterial) 공동조사에 따르면 다국적 대기업이 구매한 베라 열대우림 크레딧은 대부분 위협받지 않는 열대우림의 파괴를 막는 데 사용되어 가치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석유기업 셰브론(CHEVRON) 등 탄소배출권을 구매한 기업들은 환경단체의 비난과 소송에 직면한 실정이다.

원고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하더라인 앤 쿠욤지안(Haderlein and Kouyoumdjian LLP)의 크리코르 쿠욤지안(Krikor Kouyoumdjian) 변호사는 "탄소중립이라는 용어는 매우 도발적이다"며 "기업이 '배출량은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 처리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안일한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탄소중립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기업의 그린워싱은 무모할 뿐만 아니라 시장 파괴적 행위"라고 말했다.

조나단 하더라인(Jonathan Haderlein) 변호사는 "자발적 탄소 상쇄 시장은 현재 운영되는 방식으로는 기업의 탄소중립을 의미있게 보장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쇄 구매를 근거로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ESG 전략을 예측하는 것은 솔직히 무모한 일이다"고 말했다.

하더라인 변호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델타항공과 같은 회사가 먼저 친환경을 실천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통한 추가 수입을 올린다면 훨씬 더 나은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다른 회사들에게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델타항공은 대변인을 통해 "이 소송은 법적 효력이 없다"며 "델타항공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하면서 업계 최고의 기후 목표를 채택하는 등 보다 지속가능한 항공 여행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델타항공은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에 대한 투자, 연료 효율성이 높은 항공기로의 항공기 교체 및 운영 효율성 구현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을 맡은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아직 소의 적합성을 검토중에 있다"고 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