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정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됐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4-06 13:16:07
  • -
  • +
  • 인쇄
中연구팀, 두가지 방법으로 분석결과
폴리에틸렌, PVC, 폴리스티렌 '최다'
▲고환 정액에서 관찰된 미세플라스틱.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폴리염화비닐(PVC), 폴리에틸렌(PE), 폴리스타이렌(PS), 폴리아미드(PA), 폴리프로필렌(PP), 페트(PET) 입자다. (자료=Science of Total Environment)

남성의 고환과 정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중국 베이징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22일 베이징대학 제3병원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정액 샘플 30개와 고환 샘플 6개를 열분해-가스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법(Py-GC/MS) 및 레이저 적외선 분광법(LD-IR)으로 분석한 결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인간의 남성 생식기관에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D-IR 분석에서는 정액 샘플 25개 중 11개에서 총 24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검출량은 정액 1mL당 0~2.6개, 평균 0.23개였다. 고환 샘플 6개 중 4개에서는 총 31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샘플 1g당 평균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11.6개로 나타났다. Py-GC/MS 방법으로 분석한 정액 샘플 5개에서는 1mL당 0.098~56.188㎍, 평균 15.34㎍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플라스틱 입자는 21.76~286.71㎛의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나타났다. 평균 크기는 96.19㎛였으며 이 가운데 67%는 20~100㎛ 범위 안에 있었다. 연구팀은 정액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유형 비중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염화비닐(PVC)이 각각 25%로 가장 컸다고 밝혔다. 고환에서는 폴리스티렌(PS)이 67.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환 정액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크기와 종류. 왼쪽 그래프는 미세플라스틱 대부분의 크기가 20~100㎛인 것을 보여준다. 오른쪽 그래프는 고환에서는 폴리스타이렌(PS)이 가장 많음을 보여준다. (자료=Science of Total Environment)

연구팀은 정자의 질 저하가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미세플라스틱에 첨가된 화학물질이 인간의 내분비 체계를 방해하고 남성 생식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도 연구에서 수컷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PS가 고환을 위축시키고 염증을 유발하며 정액의 양과 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PVC에 노출되면 정자의 수 및 운동성이 감소한다고 연구는 밝혔다.

플라스틱은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생식기관에서도 발견됐다. 또다른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입자가 태반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태반을 거쳐 자손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팀은 표본 크기가 작아 보다 큰 표본을 이용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경기도, 일회용품 없는 '특화지구' 6곳으로 확대

경기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국 최초로 운영하는 '일회용품 없는 경기특화지구'를 5곳에서 6곳으로 확대한다고 24일 밝혔다. 양평 양수리전통시장

LG화학, 한샘과 손잡고 세계 최초 친환경 소재 주방가구 생산

LG화학이 한샘과 손잡고 친환경 주방가구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선다. LG화학은 지난 21일 한샘 송파점에서 한샘과 '친환경 가구용 성형자재 개발 업무협

프랑스, 내년부터 화장품·섬유에 'PFAS' 사용금지

프랑스가 내년부터 화장품과 섬유에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 사용이 금지된다.프랑스의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경기도, 전국 최초로 '기후테크 산업육성 조례' 제정

기후테크의 정의와 사업 육성 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담은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경기도에서

LG화학, 여수공장과 中텐진 '폐기물 매립제로' 국제인증 획득

LG화학이 폐기물을 매립하지 않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국제인증을 한국과 중국 사업장에서 동시에 받았다.LG화학은 국내 여수 화치공장과 중국 톈진

SK케미칼, CDP 기후변화 분야 평가 'A등급' 획득

SK케미칼이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ESG경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SK케미칼은 최근 국제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로부터 기

기후/환경

+

"기후연구도 하지마"...트럼프, 과학자들에 기후보고서 작성 금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과학자들에게 글로벌 기후보고서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미국을 기후변화 대응·연구에서 철수시

반나절에 124cm '펑펑'...5m씩 쌓인 눈에 파묻힌 日북부

일본 각지에 폭설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북부 아오모리현에서 눈이 5m 넘게 쌓였다.NHK 등 현지언론은 이 지역에 위치한 온천관광지 스가유의 적

'2026 월드컵' 축구선수들 전례없는 기후스트레스 겪는다...왜?

오는 2026년에 치뤄지는 'FIFA 월드컵'에 참가하는 축구선수들은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돼 건강에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0일(현

"석유 시추금지 풀지마"...환경단체들, 美트럼프 대상 소송제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환경단체로부터 2건의 소송을 당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상으로 제기한 첫번째 소송이다.19일(현지시간) 그린피스와 생물다

탄소감축의 획기적 방법?...CO2가 재생연료 '메탄올'로 변신

온실가스의 주범 이산화탄소(CO2)를 재생연료로 변신시킬 수 있는 촉매가 미국에서 개발됐다.왕해량 미국 예일대학 화학과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18일(

2000년 이후 해수면 1.8cm 상승..."빙하 6.5억톤 녹은탓"

2000년 이후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약 1.8cm 상승했고, 앞으로 녹는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