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달라진 산림청...산불 늘었는데 99% 초스피드로 진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6 08:10:03
  • -
  • +
  • 인쇄
▲24일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들어 산불 발생건수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당국의 발빠른 대처로 산불 피해규모는 현저하게 줄었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2월 2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149건으로, 지난해 1~2월 산불 발생건수 118건보다 크게 늘었다. 원인은 예년보다 훨씬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면서 작은 불씨에서 쉽게 산불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경상남도와 강원 영동지역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산불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지역들은 올해 건조주의보 발령이 끊이지 않았다.

올들어 산불 발생건수는 더 늘었는데 피해는 더 줄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149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인명 피해는 단 1명도 없었다. 지난 21일 경남 함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사흘간 232헥타르(㏊)를 태우면서 올해 첫 대형산불로 기록됐다. 하지만 인명 피해는커녕 주택 소실도 없었다. 비닐하우스 1동만 불에 탔다. 지난 23일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도 이틀간 134㏊의 산림을 태우고 진화됐다.

경남은 지난해 산청·하동 산불로 축구장 2600개가 넘는 산림이 불탔고, 진화대원과 공무원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불길에 중경상을 입었다. 21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28채 등 시설 84곳이 피해를 입었다. 경북 안동 산불 피해까지 합치면 사상자가 60명이 넘고, 파손된 주택이 4000채에 달했다. 국가유산도 31건이 불탔다. 피해규모가 1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대부분의 산불은 1시간 내에 모두 진화될 정도로 진화속도가 빨라졌다. 함양 산불이 사흘간 이어져 가장 길었고, 밀양 산불이 이틀동안 이어졌지만 사실상 만 하룻만에 진화됐다. 인명 피해도 없었고 주택과 시설 피해도 단 1건 발생하지 않았다. 밀양 산불의 경우 한때 요양병원을 비롯한 민가 확산까지 우려됐지만 부상자조차 없었다.

이렇게 산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산림청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대응체계를 개선하고 지자체에 산불 상황을 공유하며 협력한 덕분으로 보인다. 지난해 의성-안동 산불 이후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산림청은 합동으로 산불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했다. 이 매뉴얼은 산림 상태와 지형, 경사도, 풍속 등을 실시간 분석해 8시간 뒤 불길의 범위를 예측하도록 돼 있다. 가령 산불이 4~5시간 내 마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 즉시 대피하도록 지시한다. 예측시스템을 바탕으로 대피 장소와 경로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 시스템과 행동 매뉴얼 덕분에 진화 시간뿐 아니라 대피 시간도 크게 단축시켰다. 함양 산불 당시 산림당국은 불이 민가까지 확산하기 전 유림면 어울림체육관 등으로 주민들을 선제 대피시켰고, 밀양 산불에서도 대피 경로와 장소를 빠르게 확정해 요양병원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도 한몫했다. 이 대통령은 산불이 발생하면 초기에 진화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늑장대응으로 피해를 키웠을 경우에 담당자를 문책하겠다고 지시하면서, 공무원들의 산불 대응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산불이 발생하면 산림청 담당 부서 실무자에게만 문자가 전달됐지만, 이제는 해당 지자체 부시장·부지사에게까지 전부 문자가 간다"며 "덕분에 지자체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은 3·4월이 고비다. 지난해 큰 피해를 일으킨 산불도 3월에 발생했다. 이에 산림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재난성 산불이 우려되는 경우 산불방지센터를 거점으로 선제 지휘에 나서며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권역별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 1월에 산불이 빈발하는 동해안과 남부권에 산불방지센터를 마련한 바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녹전연 "ESG 공시는 스코프3 포함시켜 법정공시로 시행해야"

2028년 자산 30조원 상장사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인 'ESG 공시'에 대해 '법정 공시'가 아닌 '거래소 공시'로 우선 도입하고, 공급망 배출을 관리할 수 있

롯데-HD현대 '대산 석화공장' 합병 승인...고부가·친환경으로 사업재편

산업통상부가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의 대산공장 합병을 승인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

국내 ESG 평가기관 3곳...금융위 점검에서 '합격점'

국내 기업들의 ESG 평가를 전문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ESG 평가기관 3곳이 가이던수 준수에 대한 정부 점검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금융위원회는 ESG

기후/환경

+

30년간 해수면 9㎝ 높아졌다..."빙하 녹으며 빠르게 상승중"

지난 30년간 해수면이 약 9㎝ 높아졌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것은 빙하가 녹으면서 바다 질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철강산업 넷제로 전환 성공하려면?..."고로 지원비부터 끊어라"

국내 철강업계의 저탄소 전환을 이루려면 예산의 재설계, 녹색철강 기준의 명확화, 수소 인프라 구축, 공공조달 중심의 수요창출 방안이 K-스틸법(철강

美 온실가스 규제 없앴더니...석유기업들 기후소송 더 불리?

미국이 온실가스 규제의 근간이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지한 것이 기후소송에서 화석연료 기업들을 더 불리하게 만들 것이라는 분석

남극 2km 두께 빙하 아래 '비밀의 호수' 크기 밝혀졌다

남극 약 2.2km 두께의 빙하 아래에 위치한 '비밀의 호수'의 크기가 여의도 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극지연구소 강승구 박사 연구팀은 남

'기후피해' 석유기업이 책임지려나?…美 대법원 심리 착수

미국 대법원이 대형 석유기업의 기후책임을 둘러싼 소송을 본격 심리한다.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콜로라도주 볼더시가 제기한

밀라노 동계올림픽 100% 재생에너지 사용...그러나 드러난 한계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탄소감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렸지만 실질적으로 큰 감축 성과를 이뤄내지 못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