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극과극' 날씨패턴...폭염 뒤 1년치 비가 1주일에 쏟아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3 11: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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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물에 잠긴 호주의 한 마을 (사진=AAP)

최근까지 50℃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렸던 호주에서 이번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극과극' 날씨패턴을 보이고 있다.

이번 폭우는 내륙을 강타한 몬순 저기압 잔여 세력이 동쪽으로 이동하며 발생했다. 특히 빅토리아주 밀두라(Mildura)에는 지난 일주일 사이 150㎜ 가까운 비가 내렸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강수량 159㎜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SA) 마리(Marree)에는 136㎜가 쏟아졌는데, 이 지역의 지난해 연간 강수량은 37㎜에 불과했다.

일일 강수량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지역도 많았다. 빅토리아주 오우옌(Ouyen)은 지난달 25일 92.6㎜, SA 세두나(Ceduna)는 지난달 28일 75㎜, 윤타(Yunta)는 이달 1일 126.8㎜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 기상청은 2일(현지시간)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남서부와 빅토리아 북서부에 최대 10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진다고 예보했다.

호주 기상청 수석 기상학자 딘 내러모어는 "최근 사막 지역의 습도가 열대지역 수준으로 높아졌다"며 "불과 몇 주 전까지 40~50℃에 달하는 폭염에 시달리던 지역이 이번엔 폭우에 시달리는 '날씨 채찍 효과(weather whiplash)'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폭우로 수확기를 앞둔 포도 농가가 직격탄을 받았다. 이미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라 농가 소득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머레이밸리 와인재배자협회 대표 폴 데리코는 "최근 닷새간 대부분 지역에 100~180㎜의 비가 내려 큰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빅토리아주 긴급구조대는 1~2일 지원 요청이 392건 들어왔다고 밝혔다. 대부분 침수, 쓰러진 나무, 건물 파손 피해였으며 밀두라에서만 143건이 접수됐다.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도 24시간 동안 103건의 출동 요청이 있었고, 이 중 절반이 서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번 비는 현지시간으로 3일쯤 잦아들 것으로 보이지만, 북부에서 여러 개의 열대저기압이 동시에 발달하고 있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호주의 극한 강수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는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더운 해였으며, 전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48℃ 높았다. 따뜻해진 대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어 국지적 폭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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