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1곳만 승인...참여율 저조하자 없애버려
환경부는 화장품 회사가 자체 공병회수 시스템을 갖추면 화장품 용기에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면제해주는 협약을 시행 3년만에 슬그머니 폐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화장품 용기는 대부분 플라스틱과 금속 등 복합재질로 만들어진데다 잔여물 때문에 90% 이상 재활용할 수 없어 '예쁜 쓰레기'로 불리고 있다. 더구나 플라스틱 사용비율이 64%에 달해, 환경부는 이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 자체 공병 회수시스템 계획을 제출하는 기업에 한해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면제해줬다. '재활용 용이성 등급'은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4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제도시행 3년동안 국내 1만여개 화장품 회사 가운데 회수시스템 계획을 제출한 곳은 달랑 3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연도별 역회수 수량 및 의무율 제시 적정성' 등 5개 항목에서 통과된 기업은 아미코스메틱 1곳뿐이었다. 리만코리아는 제출한 계획서의 보완지시 이후 다시 제출하지 않았고, 하이리빙은 역회수 계획을 철회해 버렸다.
화장품 회사들의 참여가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보니, 환경부는 올 1월 회수시스템 협약을 없애버렸다. 환경부 관계자는 10일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지난 3년간 협약에 참여한 기업은 3곳이었고, 승인된 기업은 1곳"이라며 "참여하는 기업들이 없어서 협약을 폐지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회수계획이 승인된 아미코스메틱도 2021년 하반기 7개월동안 연간 의무량의 4.7%만 회수하는데 그쳤다. 이 회사가 환경부에 제출한 역회수 의무량은 1242.7kg였지만, 실제 회수된 양은 58.15kg에 불과했던 것이다. 지난해 의무량은 1450.5kg 이었는데 회수율은 '0' 이었다.
환경부의 회수시스템 협약과 별개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레알 등 화장품 기업들은 2021년 1월 자발적으로 '2030 화장품 이니셔티브'를 선언한 바 있지만 이 효과는 아직까지 미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이니셔티브는 2025년까지 화장품 공병을10% 회수하고, 2030년까지 100% 자체 회수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환경부가 추진하는 회수시스템 협약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지금까지 공병 회수율도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 허승은 팀장은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실질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이니스프리 등 일부 브랜드는 매장에서 공병을 수거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전체 수거율 면에서 보면 매우 낮다"고 말했다. 또 환경부 회수시스템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도 "역회수 의무비율이 너무 높아서 화장품 기업들이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지 않았겠느냐"고 분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