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손실 100% 배상은 비현실적
기후적응에서 보험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달 독일 경제학자 팀은 공공보험계획을 촉진해 이상기후가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이는 주요 사회위험 관리도구인 보험을 기후적응의 한 형태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기후적응이란 기후변화에 대비해 현재 및 미래사회를 변화시키고 준비시키는 것을 뜻한다.
연구진은 단순화된 미국 경제성장모델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의무보험정책이 시행될 경우 연간 경제손실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이 기후재해로 인한 미국의 미래 경제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기온이 2도 오를 경우 열대성폭풍의 진화양상에 따라 직접적인 자산손실의 50%에서 58%~84%까지 배상해야 기후손실 배상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모델에는 모든 곳에서 균일한 수수료로 이용가능한 가상의 비영리 정부 의무보험제도가 사용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국가홍수보험 프로그램이 이와 가장 유사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의무사항이 아니며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열대성폭풍과 허리케인이 지역사회에 막대한 경제피해를 입히고 10년 치 이상의 국가경제성장을 퇴보시킬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미국의 기후정책은 이러한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최소한 선진국에서는 보험이 미래기후적응전략의 주요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고 썼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크리스티안 오토(Christian Otto) 독일 포츠담기후연구소 경제학자는 지난 당사국총회(COP)에서도 "기후보험이 기후적응 조치로서 논의됐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에는 한계가 있다. 비영리단체 '기후행동추적기(Climate Action Tracker)'에 따르면 현 정책상 지구기온이 2.7도 이상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기후손실을 배상하려면 직접자산손실의 100%를 배상해야 하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또 오토 저자는 "일반적으로 보험경제는 보험이 없는 경제보다 성장속도가 느리다"며 "보험이 정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지는 열린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보험이 모든 국가에서 효과적인 것도 아니다. 연구진은 허리케인 빈도가 높고 보험시장이 낙후된 아이티의 경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자산손실 100% 보장 보험을 들더라도 아이티 정부가 감당하기에는 경제손실이 너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보장은 주택기준 개선, 탄력적인 인프라, 주도적 지역사회 등 다른 조치가 동반돼야 한다. 오토 저자는 아이티의 사례가 "국제기후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결론지었다.
저자는 이번 연구가 보다 나은 보험이 미국의 열대성폭풍 관련 경제손실을 배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하지만 연구가 모든 것을 고려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재해완화에 있어 보험의 "낙관적 상한선"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해관계자와 정책입안자들에게 보험이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코 람페르티(Francesco Lamperti) 이탈리아 산탄나고등연구소(Sant'Anna School of Advanced Studies와) 및 유럽경제환경연구소 경제학자는 해당 연구가 "무보험 자산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완화하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수단임을 보여준다"고 말했으며 데릭 레모인(Derek Lemoine) 미국 애리조나대학 환경경제학자는 재해 후 남은 인프라의 재노출 및 재건된 인프라의 취약성을 낮추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다른 국가에서 보험의 효과를 계속 시험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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