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감축법으로 석탄 경쟁력 상실"
미국에서 재생에너지시설의 경제성이 석탄발전소를 능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석탄발전소의 99%를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태양광, 풍력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현재 미국의 석탄은 재생에너지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에 따르면 석탄발전소의 한계비용이 평균 매 메가와트시(MWh)당 36달러인 반면 신규태양광은 매 MWh당 약 24달러로 1/3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석탄발전소 210곳 중 그나마 비용경쟁력을 갖춘 곳은 와이오밍에 위치한 드리포크스테이션(Dry Fork Station) 한 군데 뿐이다.
여기에는 지난해 미국에서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과잉 공급되면서 비용이 급락한 영향도 작용했다. 미쉘 솔로몬(Michelle Solomon) 미국 NGO 에너지이노베이션(Energy Innovation)의 정책분석가는 "석탄은 더 이상 재생에너지에 비해 비용경쟁력이 없다"며 "재생에너지 비용의 감소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력발전에 따른 온실가스배출의 60%를 차지하는 석탄은 한때 미국 전력의 중추로서 2007년 1억 8600만 가정에 공급 가능한 전력을 생산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 생산량은 2020년 5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2021년 55% 감소했다. 탄광부문 일자리는 지난 10년간 절반 이상 감소해 4만개 미만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미국 석탄발전소는 노후화돼 유지관리비가 오르는 것에 비해 연료원은 값싼 가스 공급원으로 대체되고 있다. 수은과 이산화황 등 유독가스 감축을 목적으로 해당 부문에 비용을 부과한 환경규제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세계 에너지가격이 상승하고 각국이 러시아산 가스의 대체연료를 찾아 나서면서 석탄업계에 상승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이에 석탄지지자들은 석탄이 불안정한 시기에 신뢰할 수 있는 연료원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리치 놀란(Rich Nolan) 미국 국립광업협회(National Mining Association) 회장은 11월 "신뢰할 수 있는 대안과 이를 지원하는 인프라없이 필수 석탄용량을 강제로 중단하는 것은 안정성과 경제적 문제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석탄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많은 공익기업이 여전히 화석연료에 깊이 투자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규모는 아직 석탄의 대규모 폐쇄가 가능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분석가들은 작년 기후지출로 강화된 재생에너지 추세가 석탄의 시대를 끝낼 것으로 보고 있다.
솔로몬 분석가는 "단번에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할 수는 없지만 때가 되면 석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가속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돈을 절약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임스 스톡(James Stock) 미국 하버드대학 경제학자도 "석탄은 경제 흐름에 따라 자연감소하고 있다"며 석탄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점에 동의했다.
그는 "내일 모든 공장을 폐쇄할 수는 없지만 빠르게 에너지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며 "약 50년 전 세계 에너지안보 문제가 대두됐을 당시에는 석탄발전소 건설이 타당했지만 기후변화 인식이 높아진 지금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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