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발자국, 브라질 국민과 맞먹는 수준
습식 반려동물 사료가 건식사료보다 기후에 훨씬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습식사료의 탄소배출량이 건식사료 대비 8배나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학술지에 발표됐다.
브라질의 연구팀은 반려견 전용식품 618가지와 반려묘 전용식품 320가지를 분석해 온실가스 배출, 토지 및 물 사용량, 비료로 인한 화학오염 등 각 식품의 성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조사된 제품들은 브라질의 주요 반려동물 사료 소매업체 3곳에서 제공됐으며 가정에서 만든 수제식단도 일부 포함됐다.
분석 결과 습식이 환경적 영향을 가장 크게 미치는 반면 건식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식단의 탄소발자국은 이들 사이에 있었다. 습식은 전체 칼로리 중 동물성 성분이 90%나 차지하는데 비해 건식은 4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10kg 무게의 반려견에게 하루 약 500칼로리의 건식을 먹이면 연간 828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습식을 먹일 경우 배출량이 6541kg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탄소발자국이 6690kg인 브라질시민의 평균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일반적인 습식사료를 먹는 동물은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탄소발자국을 낸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개의 탄소발자국이 일본시민과 비슷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개 사료가 육류생산의 약 1/4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오늘날 전세계 반려견·반려묘 수는 8억 4천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 수가 계속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먹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사료는 대개 육류를 기반으로 하며 모든 식품 중 단연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부 반려동물 사료는 사람이 먹지 않는 내장, 뼈, 선지 등을 사용해 도축 부산물을 비교적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브라질에서는 도축 부산물의 약 13%만이 반려동물 사료에 쓰인다고 연구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곤충생산에 따른 CO2 배출량이 일반 육류보다 10배 낮아 곤충 등 대체단백질로 반려동물 사료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연구팀은 분석된 모든 제품이 반려동물 권장량보다 더 많은 양을 제공해 단백질과 지방의 공급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식물성 단백질은 육류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다. 올해 4월에는 채식주의 식단이 영양학적으로 완전할 경우 오히려 개에게 더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연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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