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6.5억ha가 해조류 양식 적합 지역
전세계적으로 해조류 식단을 10%까지 늘리면 현재 식량 재배에 사용되는 토지를 1억1000만 헥타르(ha)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무분별한 농지 개간을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호주·오스트리아의 학자 9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34종의 해조류를 양식하기 적합한 지역을 조사한 결과 약 6억5000만 헥타르가 해조류 양식에 적합한 지역으로 확인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특히 해조류 양식에 적합한 해역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해조류가 인간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사료보충제 그리고 바이오연료 등으로 쓰임새가 매우 많다고 보고, 해조류 양식에 적합한 지역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6억5000만 헥타르의 바다에 극히 일부라도 식량, 사료 및 대체연료용 해조류를 양식한다면 그만큼 토지사용을 줄일 수 있고,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물과 비료 사용에 따른 환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호주 퀸즐랜드대학의 스콧 스필리아스(Scott Spillias) 연구원은 "많은 사람들이 해조류를 먹으면 그만큼 이점이 크다"면서 "아시아 일부지역에서 해조류가 식단의 2%를 차지하지만, 이를 전세계적으로 10%까지 늘리면 식량재배에 사용되는 토지를 1억1000만 헥타르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2050년까지 식단에서 해조류 비중을 10%까지 늘리면 식량생산에 필요한 토지를 프랑스 영토의 2배인 1억1000만 헥타르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호주 스타트업 '루민8'이 개발한 소의 사료첨가제를 사례로 들었다. 붉은색 해초인 홍조류를 주원료로 만든 이 첨가제를 사료에 섞여 소에게 먹였더니 메탄의 주범으로 꼽히는 소의 방귀와 트림이 95%가량 감소했다. 이 사료첨가제를 소에게 먹이면 2050년까지 연간 26억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인도의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다.
하지만 해조류 양식이 해양생물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해조류 양식 산업의 이점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연구진은 "해조류 양식에 따른 비용과 이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해조류 양식이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세계경제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로 2019년 유럽의 한 연구에 따르면 양식장이 해양생태계 균형을 뒤엎고 해안선 주변의 해류를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스필리아스 연구원은 "수백만 헥타르를 양식장으로 바꾼다는 것은 곧 대규모 개발을 의미한다"며 "엄연히 서식지를 바꾸고 그곳에 없던 외래종을 들이는 셈"이라고 짚었다.
또 많은 해조류 양식장에서 플라스틱 밧줄과 그물을 사용하고 있어 양식업을 대규모로 확장하려면 보다 나은 재료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해조류 양식업이 대규모로 추진될 경우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서스티나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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