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를 활성화시키려면 재생에너지 전력공급 과잉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화석연료 설비를 줄이고 과잉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다각적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기후솔루션은 사단법인 넥스트와 공동으로 '2030 탄소없는 섬 제주도, 출력제한 없는 섬에서부터: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 해결방안의 비용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현재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제주도는 전력공급 과잉을 이유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멈춰세우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전력계통에서는 단위 시간당 발전량과 단위 시간당 소비량이 일치해야 한다. 그런데 발전량이 너무 많으면 전력수급 불일치로 계통 불안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전량 출력을 제한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력거래소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대상으로 출력제어를 의무화하기 위한 규칙 개정까지 추진되고 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하도록 규칙을 개정하는 것은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국내 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로 100% 전환) 달성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제주도에서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화력발전 등 화석연료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을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솔루션은 "현재 재생에너지 보급계획대로 한다면 2034년까지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율은 19.2%에 달한 것"이라며 "하지만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에 2000억원만 추가 투자해도 출력제한을 3%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재생에너지에서 과잉생산되는 전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혁신기술을 이용하면 출력제한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기후솔루션은 또 전력시장 계통운영 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전력공급시 화력발전기와 육지에서 전력을 끌어오는 연계선 용량부터 먼저 고려하고 남는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경직된 방식으로 전력계통을 운영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설비가 멈춰서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은 적정 수익을 보장받기 위해 이같은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를 유연하게 개선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시장확대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경우, 한전 발전자회사가 소유한 화력발전 설비(중유 및 LNG)를 포함한 기존 공급 설비 이용률은 2034년에 이르면 최대 19%포인트까지 줄어들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전이 송배전과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구조도 재생에너지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한전 한 곳이 송배전과 판매를 독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전과 재무적으로 연결된 6개 발전자회사가 국내 전체 전력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재생에너지와 유연성 자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한국전력거래소가 한전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자현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안보 위기는 외부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전환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며 "최근 RE100 가입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보가 더 중요해지고 있는 시기에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곧 국가경쟁력 강화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