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기후위기 경고…"지옥행 고속도로서 가속페달"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1-08 14:05:15
  • -
  • +
  • 인쇄
구테흐스 총장 "향후 10년 거주 가능한 지구 결정"
마크롱·수낵 "탄소감축"…바베이도스 "시간 없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는 현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 각국 지도자들이 강력한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현재 상황이 "우리는 지금 기후변화 지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우리 목숨을 위한 싸움에서 지고 있고, 지구는 복구 불가능한 임계점에 빠르게 다다르고 있다"면서 "향후 10년이 거주 가능한 지구를 위한 싸움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선진국들이 후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정을 하루빨리 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 협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기후위기에 맞선 연대 협정을 맺거나 집단 자살 조약을 맺어야 하는 선택의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의 다짐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 측면에서 러시아가 가하는 위협 때문에 기후에 관한 우리의 다짐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모든 국가는 그들 자신의 다짐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는 것이 도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반드시 필요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으킨 전쟁이 탄소 배출 감축을 더디게 가야 할 이유가 아니라, 더 빨리 가야 하는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환경운동가로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전세계 지도자들이 환경 문제에 있어서는 신뢰성의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아프리카의 가스 자원을 탐내는 행동을 '자원 식민주의'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행동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도덕적으로 비겁해서는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기후변화가 촉발한 해수면상승으로 고전 중인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는 기후 위기를 겪는 도서국에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더 많은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출액을 수십억에서 수조 달러로 늘리기를 원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전세계 4%에 불과하다"며 "녹색 전환에 찬성하지만 이는 우리의 개발을 저해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내년 기후변화 회의 주최국이자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은 "UAE는 책임 있는 에너지 공급국가로 여겨진다. 우리는 석유와 가스를 필요로하는 나라가 있는 한 계속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중동 지역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5억달러(약 3조5천억원)를 지원하고 향후 이 지역에 나무 500억 그루를 심어 2억헥타르(ha)의 녹지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OP27에서는 처음으로 '손실과 피해'를 공식 의제로 상정해 선진국이 기후변화 위기로 피해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보상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기후 정상회의에는 세계 10대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 가운데 8명이 불참해 개도국에 대한 막대한 지원금 문제 논의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8일까지 이어지는 정상회의에는 100여명의 정상이 참석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우리금융, 글로벌 ESG 투자지수 'FTSE4Good' 편입

우리금융그룹이 글로벌 ESG 투자 지수인 'FTSE4Good'에 신규 편입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지수 편입을 통해 우리금융은 글로벌 투자자와 소통을 더욱 강

KT, 생물다양성 보전 나선다...수달서식지 '원동습지'에서 첫 활동

KT가 습지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전활동에 나선다.이를 위해 KT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이스트에서 국립생태원과 기후변화로 급감하고 있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기후/환경

+

경기도, 호우 대비 13일 오전 6시 '비상1단계' 발령

13일 오전부터 14일 오후까지 경기도 전역으로 낙뢰와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는 13일 오전 6시부로 재난안전대책본

확진자가 1만6500명...기후변화로 태평양 섬나라 '뎅기열' 급증

기후위기로 모기 매개 감염병인 뎅기열이 태평양 국가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국가비상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1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태평양 섬나라

부글부글 끓는 지중해...유럽 전역 산불과 40℃ 폭염에 '신음'

유럽 전역이 역대급 폭염과 산불에 신음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4세 어린이가 열사병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고, 프랑스에는 대형 산불로 인한 피

남극서 66년전 실족사한 영국인...빙하 녹으면서 유해 발견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66년전 사고로 사망한 영국인의 유해가 드러났다.11일(현지시간) 영국 남극조사국(BAS)은 최근 BAS의 전신이었던 포클랜드제도조사

[날씨] 또 시작된 '폭우'...화요일 '남부' 수요일 '중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또다시 강한 빗줄기가 예보돼 있다.화요일인 12일은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비가 내린다. 전남 고흥군·여수시·완도군

日 규슈 400mm '물폭탄'…잠기고 무너지고 '아비규환'

11일 일본 규슈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침수와 산사태, 하천 범람 피해가 잇따르며 사망·실종자가 속출했다. 일본기상청은 구마모토현 다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