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한 스트레스로 땅벌의 날개가 비대칭으로 변형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안드레스 아르세(Andres Arce) 미국 서퍽대학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연구진은 영국 박물관에서 1900년~2000년 사이에 수집된 5종의 땅벌 표본 6311개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날개 모양이 비대칭으로 변화된 것으로 추정됐다는 내용을 '동물생태학저널(Journal of Animal Ecology)'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기온, 습도가 높은 해에 비대칭 날개를 지닌 땅벌의 개체수도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리처드 길(Richard Gill) 영국 임페리얼런던대학(Imperial College London) 박사는 기온과 습도의 상승으로 벌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기후변화로 이러한 추세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벌은 발달중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날개가 비대칭으로 변형된다. 더욱이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지역에서 벌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레스 아르세 박사는 "벌이 언제 어디서 가장 위험에 처할 것인지 예측하고 효과적인 보전활동을 목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보존된 벌들의 다리를 이용해 100년 이상 된 벌 게놈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연구결과도 '생태진화방법론(Methods in Ecology & Evolution)'에 발표됐다. 이는 보통 고대인간이나 매머드 연구에 사용되는 DNA 기술을 최초로 곤충 개체군에 적용한 사례로, 저자들은 이런 발전을 통해 스트레스가 유전적 다양성의 상실로 이어지는 경로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시사했다.
저자 중 한 명인 빅토리아 멀린(Victoria Mullin) 영국 자연사박물관(Natural History Museum) 박사는 "박물관 곤충표본은 개체군 및 종의 게놈이 환경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받아왔는지 직접 연구할 최적의 기회를 준다"며 "다만 이들은 한정된 자원으로 유전학연구에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문의 수석저자 이안 반스(Ian Barnes) 자연사박물관 교수는 "박물관 소장표본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DNA의 질이 매우 다양해서 어떤 유형의 분석을 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곤충 표본의 DNA 보존기술이 진전됐다"며 이는 곤충의 역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한 지속적인 작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구팀은 해당 데이터를 이용해 시간에 따른 벌의 게놈 변화를 조사하고 전체 개체군이 변화하는 기후에 어떻게 적응했는지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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