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감축법' 통과로 태양광·전기차 '활짝'...국내 기업들도 기대감 '솔솔'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16 11: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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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기후변화 대응에 479조달러 투자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광물 세제혜택 제외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에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태양광과 전기자동차 등 기후경제와 관련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법률로 공포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총 7400억달러(약 970조원)의 지출 계획을 담고 있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690억달러(약 479조원)를 투입한다. 여기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약 520만원), 신차에 최대 7500달러(약 980만원)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중국 견제를 위해 중국산 핵심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는 보조금에서 제외됐다. 미국에서 조립되고 일정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만 공제해준다.

법안은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10년간 세액공제를 해주고, 청정에너지 제조기업에도 900억달러(약 118조원)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조항도 포함했다.

의료 분야의 경우 노인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 프로그램이 제약회사와 처방약 가격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10년간 2880억달러(약 377조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또 미국인들의 의료보험 가입을 확대하도록 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제공한 보조금을 3년 연장하는 내용도 담았다.

예산 투입에 필요한 재원은 대기업 증세와 세무조사 강화를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연간 10억달러(약 1조31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에는 15%의 최저 실효세율을 적용해 10년간 2580억달러(약 338조원)의 법인세를 걷는다. 또 기업의 자기주식 취득에 대해 1%의 세율을 매겨 같은 기간 740억달러(약 97조원)의 세수 증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세청의 세원 발굴을 비롯한 법 집행 강화 등에 800억달러(약 105조원)를 투입해 10년간 2040억달러(약 267조원)의 세금을 더 걷음으로써 1240억달러(약 162조원)의 세수를 늘리도록 했다.

다만 예산 규모가 애초 계획보다 대폭 축소됨에 따라 유치원과 지역 전문대학 무료 교육, 유급 출산 휴가, 코로나19 때 시행된 자녀 세액공제 등은 포함되지 못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인플레 감축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더나은 재건(BBB) 법안'이라는 이름으로 3조5000억(약 4600조원) 달러의 예산 투입을 목표로 했던 것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해 1월 취임 초부터 기후변화와 의료 확충을 역점 국정과제로 추진한 바이든의 값진 입법 성과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플레 감축법'이 시행되면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들도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및 기술 투자비에 대해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해주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을 10년 연장하고, 적용 세율을 30%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또 미국 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가속화를 위해 제품 생산세액공제(AMPC)를 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1.7GW(기가와트) 규모의 모듈공장을 운영중이다. 또 약 2000억원(약 262조원)을 들여 미국에 1.4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3.1GW 기준 AMPC 세제 혜택 규모는 2600억원(약 3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호재가 기대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전기차 구매자는 최대 7500달러(약 98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공격적으로 확장해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보조금 지급 효과로 현지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 중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는 혜택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이에 대한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중국산 해당 부품이나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원소재 공급망 다변화 등의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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