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역 연일 집중호우에 더 치솟아
가뭄과 폭염에 가득이나 치솟은 밥상물가가 중부지역을 강타한 폭우로 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재촉하고 있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주일전 20개 도매가격이 2만4780원이었던 애호박은 11일 기준 3만7460원으로 51%나 올랐다. 무 가격도 1주일 사이에 26.5% 급등했다. 배추 10kg 가격은 4.6% 오른 2만360원, 감자 20kg 가격은 8.5% 오른 4만4840원에 거래됐다.
고추와 오이, 얼갈이배추 등 제철 채소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오이맛고추(1kg)는 60% 올랐고, 청양고추(1kg) 가격은 40%나 뛰었다. 오이 100개 가격은 20.5% 오른 9만6500원, 얼갈이배추는 10kg에 2만6220원으로 13.8% 올랐다. 그나마 시금치 가격은 1kg에 1만1995원으로 1.6%로 소폭 오른 축에 속했다.
무와 감자, 배추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한 까닭은 지난 8일~11일 사이에 중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 때문이다. 이 작물들은 대부분 강원도와 경기, 충청권에서 재배되는 품목인 탓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무, 배추, 감자는 시설이 아닌 노지에서 재배되는 만큼 비가 많이 오면 출하가 지연된다"며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를 순 있겠지만 출하가 재개되면 곧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오는 15일과 16일에도 집중호우가 예보되고 있다는 점이다. 집중호우 지역의 노지 밭작물은 대부분 폭우에 휩쓸렸거나 침수됐는데, 같은 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게 되면 그나마 남아있던 노지 밭작물들까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침수된 농작물들의 병해 발생 우려도 커졌다. 폭우 직후 폭염이 이어지면 무름병(배추·무)과 탄저병(고추) 등의 병해가 발생하게 될 경우 농산물 가격은 더 폭등할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은 주요 재배지 온도가 큰폭으로 상승하고 있지 않다"며 "정부는 상황에 따라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재물량을 활용해 수급을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9월 추석을 앞두고 물가안정을 위해 비축된 농산물을 풀겠다고 약속했지만 당장 치솟고 있는 채소값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50대 주무 A씨는 "채식을 많이 하는 편인데 상추 한봉지가 3800원씩 한다"면서 "가뭄 때문에 채소값이 오르더니 이번에는 폭우때문에 채소값이 더 올라서 장보기가 겁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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