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텍사스 오스틴 등 미국 16개 도시의 여름기온은 80년 후 지금의 두바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두바이의 여름 낮 기온은 평균 42℃~43℃ 수준이다.
미국 기후변화연구단체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은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아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약 3.6℃ 상승할 경우, 2100년 미국의 각 지역 여름기온은 평균 437마일 떨어진 남쪽 지역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의 여름기온은 지금의 텍사스주 오스틴과 비슷한 온도가 되고, 보스턴은 필라델피아, 몬태나주 빌링스는 텍사스주 엘파소처럼 기온이 변해간다는 것이다.
올여름 폭염은 미국도 강타했다. 미국 인구의 3분1이 폭염주의보 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대평원(Great Plains) 일부 지역은 46℃까지 치솟았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은 37℃까지 올랐고, 오리건주 포틀랜드도 낮 최고기온이 38.9℃에 도달하는 등 미국을 덮친 폭염은 수백건의 최고기온 기록을 깨버렸다.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같은 폭염 추세가 더 악화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미국의 기후가 건조기후 수준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살기좋기로 유명한 로스엔젤레스 기후는 멕시코의 턱스판(Tuxpan)처럼 변하고, 오스틴은 지금의 두바이처럼 날씨가 바뀐다는 것이다. 또 피닉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한 기후가 되고, 라스베가스는 쿠웨이트 수준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피터 지라드(Peter Girard) 클라이밋센트럴 대변인은 "극심한 폭염의 지속기간이 늘면서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며 "에어컨이 전혀 필요치 않았던 사람들이 폭염에 직면하면서 단지 불편한 정도에서 위험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 오른 상태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폭염과 산불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나 매카시(Gina McCarthy) 백악관 국가기후보좌관은 "폭염은 소리없는 살인자"라며 "미국은 다른 어떤 기상비상사태보다도 폭염에 가장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지구 평균기온이 3.6℃ 이상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라드 대변인은 "기온상승폭과 상관없이 지구온난화가 미국도시의 기후기준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배출량을 줄이면 기온상승을 늦추고 정부와 도시가 보호조치를 취할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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