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추적해보니...해양산성도 높을수록 어린 산호 사라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4 08: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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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해안의 이산화탄소 분출 지대. 이 지대의 바닷물은 이산화탄소로 인해 산성도가 높으며 둥글고 단단한 바위형 산호만 발견된다. (사진=호주 해양과학연구소)


바닷물 산성도가 높아지면 산호의 생물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호의 다양성이 감소하면 이는 곧 먹이망 붕괴로 이어져, 수산 자원 감소와 연안지역 공동체의 생계 위협, 나아가 전 지구 식량안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는 파푸아뉴기니 남동부 밀른베이 연안 해저를 10년간 관측한 결과, 해양 산성도가 높아질수록 복잡한 가지형 산호와 연산호, 어린 산호가 사라지고, 둥근 바위형 산호와 석회질이 없는 해조류가 늘어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37곳의 관측 지점에서 해수의 산성도와 온도, 빛, 해류를 측정하고 산호 종 구성과 어린 산호의 밀도, 해조류 변화를 추적했다. 이 관측 지점들은 화산성 이산화탄소 분출 지대로, 마그마의 활동으로 해저 틈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있다. 자연환경에서 바닷물이 산성화하는 과정을 관측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관측 결과, 산호 개체수가 급격히 붕괴되는 특정 임계점은 관측되지 않았지만 산호의 다양성은 꾸준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산화탄소 분출 지점에서 500m 이상 떨어진 곳에서는 다양한 가지형 산호와 연산호, 유생 산호가 풍부했다. 하지만 분출 지점이 가까워질수록 수소 이온 농도 지수(pH)가 낮아지며 이들 종이 급감하고, 대신 조직층이 두꺼운 '포리테스(Porites)' 속의 바위형 산호와 석회질이 없는 해조류가 늘었다.

pH는 산성 혹은 염기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이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조사 지역에서 관측된 산성도는 수많은 탄소배출 시나리오에서 나타나는 2100년 전망치와 겹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당장 20~30년내 전세계 산호초 생태계가 해양 산성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연구를 이끈 샘 누난 AIMS 산호초생태학자는 "표면적이 넓고 조직층이 얇은 산호가 산성화에 특히 취약했다"며 "문제는 이 종들이 수많은 어류와 무척추동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핵심 종"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햇빛과 수온 변화까지 추가 관측해 산성화의 임계점이 존재하는지 살필 계획이다. 누난 연구원은 "산업혁명 이후 이미 변화가 누적돼, 과거의 임계점을 지나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9월 전세계 바다가 산성화 임계치를 넘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IK)가 공개한 이 보고서에서는 해양산성도가 이미 안전 기준선을 초과해 조개류와 산호초 등 해양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포츠담 연구소는 화석연료 연소와 산림벌채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고, 지금과 같은 배출 추세에서는 바다의 완충 능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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