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규제·판매·운영 '독식'..."송·배전 독립시켜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5 10: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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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본사 (사진=연합뉴스)

에너지전환을 이루려면 독립 규제기관을 세워 한전 중심 전력산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기후솔루션과 국제에너지 규제전문기관 RAP(Regulatory Assistance Project)가 함께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확대가 지연되는 원인으로 독립 규제기관 부재, 한국전력공사(한전) 중심의 수직통합 구조, 화석연료 중심으로 설계된 시장제도를 짚었다. 보고서는 "현 전력산업 구조상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출력제어, 투자지연, 계통 병목이 반복돼 설비확대와 사업계획만으로 힘들다"고 밝혔다.

특히 전력 규제의 독립성, 계통 운영의 중립성, 가격신호와 투자 인센티브의 왜곡 문제가 정부 정책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현 규제가 정부 부처에 종속돼 있어 요금·허가·시장 규칙 등 핵심 결정이 정치적·단기적 판단의 영향을 받기 쉽다고 부연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한전이 송·배전, 판매, 발전 자회사 지분을 동시에 보유한 수직통합 구조다. 자연독점 영역인 전력망과 경쟁 영역인 발전 및 소매가 결합된 현 구조에서는 계통 운영의 중립성이 훼손되고, 재생에너지 접속과 신규 투자가 지연될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 설계 측면에서도 현행 비용기반시장(Cost Based Pool, CBP)과 총괄원가보상제가 화석연료 발전에 유리하며, 재생에너지와 분산자원의 참여를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이에 기후솔루션과 RAP는 한전발전공기업의 통폐합 논의에 앞서 한전의 송·배전 부문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 규제기관을 국무총리실 산하 또는 별도의 독립기구 형태로 분리하고, 고정 임기와 명확한 법적 책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핵심 과제로는 △실시간·당일 가격이 반영되는 경쟁입찰 기반 도매시장으로의 전환 △재생에너지 투자 안정성을 높이는 차액계약제도(Contract for Difference, CfD) 시행 △재생에너지 선택권을 확대하는 PPA(전력구매계약) 제도 개선 △분산에너지자원(DER)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장과 요금 체계 마련을 제시했다.

기후솔루션 한가희 전력시장계통팀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단순한 설비 보급의 문제가 아니라 구시대에 설계된 전력산업 전반의 원칙을 바꾸는 문제"라며 "새로운 목표를 선언하는 것보다 기존 목표와 제도·인센티브·거버넌스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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