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류와 함께 기업의 역할이 빠르게 재설정되는 가운데 '순환경제'가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26일 뉴스트리와 엠스토리 주최로 서울 강남구 스튜디오538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제2회 ESG 커넥트포럼'에서 '순환경제, 다가오는 미래의 새로운 질서'를 주제로 진행한 사례발표에서 "ESG와 함께 '환경'이 새로운 철학과 이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자본주의 내에서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빈 대표는 "지난 세기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인류가 배출한 폐기물의 양은 측정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갔다"며 "결국 생태계 균형이 유지되지 못할 정도로 환경이 파괴되면서 NDC, 탄소중립, RE100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인식 하에 각국의 그린뉴딜 정책을 포함한 글로벌 리더십이 지향하는 것은 '순환경제'다. 기업들이 감지해야 하는 기회의 변화 역시 '순환경제'에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생산-소비-폐기 과정의 선형경제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선형경제를 탈피하는 방향으로 엄청난 기회가 생겨날 것"이라면서 "일례로 아디다스는 다 신은 신발을 갈아 다시 신발을 만들고 있고, 코카콜라와 펩시는 모든 포장재와 용기를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만들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바이어와 대형 브랜드들이 폐기물에 대한 순환을 구조적으로 공급망에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순환경제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공급자'다. 공급자, 즉 기업이 스스로 시장에 공급한 폐기물을 되사야 자본주의 내에서 순환경제가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이를 촉진할 수 있는 강력한 방아쇠는 바로 소비자"라며 "소비자가 친환경 소재를 선택해 공급자가 다시 폐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 혁신이 이뤄져야 순환경제, 그린뉴딜 정책 등이 실체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퍼빈이 바로 이점에 착안해 공급자와 소비자의 연결고리 역할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했다. 수퍼빈은 소비자 개개인으로부터 폐기물을 구매해 기업들이 쓸 수 있는 부분을 납품하고, 기업들이 피드백을 주면 센서와 디지털 정보값을 교정하면서 기업들이 실제로 쓸 수 있는 폐기물을 구별하고 있다.
수퍼빈은 여기에 필요한 로봇 기술을 개발해 ATM기계와 같은 폐기물 수거기기를 동사무소, 학교 등에 설치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실제로 기업이 사고 싶어하는 폐기물을 학습시켜 판정을 하고, 이를 모아 기업에 납품한다. 수퍼빈은 총 500여개의 다양한 생활폐기물을 선별해 기업들의 수요처까지 연계하는 디지털정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퍼빈은 마구잡이로 뒤섞여 선별이 어려운 기존 폐기물 처리와 달리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폐기물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관리된 폐기물은 폐기물 가공공장에서 생산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가공해서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폐기물 가공공장과 같은 시설이 도시에 들어와 '순환경제'가 문화화되고, 이를 앞당기기 위해 시민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ICT 기반 기술로 폐기물을 소재화하는 수퍼빈의 역할을 확인하고, 도시 안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인식을 확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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