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글로벌 공급망까지 규제예고
유럽연합(EU)이 강제노동과 아동 노동력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강도높은 규제를 통해 퇴출시킬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 어린이 1억6900만명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전세계 어린이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특히 전세계 2500만명이 강제로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
이에 EU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전세계 양질의 일자리 수단'을 선언하고, 강제노동과 아동 노동력 착취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 등을 포함한 강력한 집행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새로운 규제는 EU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해당된다. EU 내부에서 생산된 제품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생산된 제품들도 양질의 노동으로 생산됐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판매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양질의 일자리로 생산된 제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던 것에서 한걸음 더 강제된 조치다.
EU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은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2500만명의 사람들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거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탄압을 용납할 수 없고 이런 제품들이 유럽시장에서 판매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강제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이 유럽에서 판매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촉진하기 위한 EU의 노력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유럽 의회는 사회 및 환경표준, 인권 및 기업 책임에 관한 권고안 이행에 대해 자체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제품에 아동노동을 하지 않았다는 표기를 하도록 했고, 아동 노동력을 사용해 만든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EU의 이같은 노력 덕분인지 최근 몇년동안 전세계 노동 아동수는 크게 감소했다. 2000년 2억4550만명이던 노동 아동은 2016년 1억5160만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2016년~2020년 사이에 노동 아동수는 800만명 이상 증가했다.
이에 EU는 더욱 강력한 규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규제체계는 제품의 공급망에 있는 모든 기업들이 해당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소비자들도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제품을 점점 더 요구하는 추세다. 위원회는 "유럽 시민들은 EU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준을 홍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U는 '양질의 일자리'에 대해 △생산적이고 공정한 소득 △직장에서의 안전과 가족을 위한 사회적 보호 △자기계발과 사회통합 △걱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 △삶과 관련된 결정을 조직하고 참여할 자유 △모든 여성과 남성에게 기회와 대우의 평등을 제공하는 일자리로 정의했다.
유럽 위원회 경제집행부총장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Valdis Dombrovskis)는 "EU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전세계 수백만명의 노동자들과 연결돼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는 전세계의 근로자, 기업,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며 그들은 모두 공정하고 적절한 조건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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