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포장세' 부과에 일회용품 사용금지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이 식료품 포장재와 일회용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올해부터 플라스틱 퇴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유럽연합(EU)는 지난해 7월부터 플라스틱 품목 금지제도를 시행했고, 프랑스는 올 1월 1일부터 과일과 야채 30종에 대해 비닐포장을 금지했다. 영국은 오는 8월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식기 등에 대한 사용을 금지한다.
과잉포장으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파괴와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유럽에서는 플라스틱 규제가 활발해진 것이다.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이 지난해 6월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4분의 3이 쇼핑할 때마다 따라오는 플라스틱에 대해 '불안, 좌절, 절망'을 경험했고, 59%는 슈퍼마켓과 브랜드가 리필이나 재사용 가능한 제품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2019년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의 Ifop 여론조사에 따르면 85%의 사람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및 포장 금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정부들에게 플라스틱 오염을 멈추도록 요구하는 세계기금 탄원서에는 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명했다.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쇼핑객들은 과잉 플라스틱 포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프랑스는 올해부터 오이와 애호박, 가지, 바나나, 배, 레몬, 오렌지, 키위 등 30가지 종류의 야채와 과일에 대한 비닐포장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단, 1.5kg 이상의 포장은 예외다. 잘게 썬 과일이나 가공된 과일도 예외다. 방울토마토나 산딸기, 블루베리 등 무르거나 상하기 쉬운 일부 품종은 플라스틱의 대체품을 찾을 때까지 유예기간을 줬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모든 과일과 야채에 대한 비닐포장이 전면 금지된다.
프랑스는 플라스틱 과잉포장을 줄이기 위해 이같은 특단의 대책을 지난해 마련했다. 2021년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과일과 야채의 37%에 비닐 포장재가 쓰이자, 정부가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이 금지법으로 한해 10억개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2040년까지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폐지하는 법안도 마련하고 있다.
영국 정부도 올 4월부터 '플라스틱 포장세'를 부과한다. 또 8월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와 포크(숟가락), 칼 그리고 폴리스티렌컵 등 4개 품목이 사용금지된다. 2023년부터는 기업이 포장재 재활용 및 폐기 비용을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 아울러 영국 정부는 2024년말 시행을 목표로 플라스틱병 보증금 반환제와 '생산자 책임확대제'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스페인도 2023년부터 1.5kg 미만 과일·야채의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하는 규제안을 도입한다. 소비자들이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담긴 과일과 채소를 사도록 유도하기 위한 규제다. 스페인은 연간 200만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고, 이는 지중해 국가 가운데 터키 다음으로 많은 플라스틱 배출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20년 기준 스페인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90만톤 가운데, 3분의 2만 재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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