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상승에 강수량 늘고 호우일수도 많아져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60년 이후 우리나라 한해 절반이 여름이 될 수 있다.
기상청이 국내 6개 권역(수도,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에서 벌어지게 될 기후변화에 관한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했을 경우에 2081~210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6.3℃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수도권은 낮 최고기온이 33℃가 넘는 불볕더위가 현재 7.8일에서 86.4일로 11배 넘게 늘어날 수 있다. 일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강원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60일을 넘긴다.
이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난 8월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에서 제시한 '저탄소 시나리오'와 '고탄소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기상청이 분석한 것이다. 저탄소 시나리오는 207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 경우이고, 고탄소 시나리오는 현 수준대로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했을 때의 전망이다.
사계절은 사라지고 모든 권역에서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진다. 2081~2100년에 이르면 겨울은 3개월 미만으로 축소되고 여름은 4~6개월 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96일이던 여름시기는 170일로 늘어나고, 현재 107일이던 겨울은 기온상승으로 39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통상 일평균 기온으로 사계절을 구분하는데, 여름의 시작은 일평균 기온이 20℃ 이상으로 올라간 뒤 떨어지지 않는 첫날이다.
강수량도 늘어난다. 지구온난화가 강수량에 영향을 미쳐 21세기 후반기에 들어서면 현재보다 강수량이 18%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제주도는 1일 최대강수량이 56%까지 늘어나고, 하루 강수량이 80mm 이상인 호우일수도 지금보다 2.2일 늘어난다. 다른 지역의 경우 1일 최대강수량은 35~38%가량 증가하고, 호우일수는 1~1.3일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 기온 상승폭은 크게 줄일 수 있다. 저탄소 시나리오대로 진행하면 국내 연평균 기온은 2.3℃, 연평균 강수량은 3% 증가하는 데 그칠 예정이다. 따라서 기상청은 적극적인 탄소 감축이 필요함을 강조했고,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술로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분석결과는 모든 국가 행정기관에서 신기후체제의 국가 온실가스 의무 감축 이행과 기후변화 완화·적응 정책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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