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절감 의지 보여줘 ESG 투자 등에 긍정적"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하게 떠오르면서 국제기관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영국 정부가 설립한 비영리기관인 '카본트러스트'의 '탄소발자국' 인증이 대표적이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탄소발자국' 인증과 같은 친환경 인증을 통해 '탄소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곧 예견된 탄소세(탄소국경세) 등과 같은 '기후위기 대응 리스크'에 대한 백신으로 여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미니LED TV '네오(Neo) QLED'가 탄소배출 저감노력을 인정받아 카본트러스트로부터 '탄소발자국' 인증을 획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에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은 네오 QLED 모델은 8K 75형, 4K 65형이다. 4K 이상 해상도를 가진 TV가 카본 트러스트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소발자국 인증은 제품의 생산·유통·사용·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제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것으로, 탄소저감 인증은 기존 동급 모델에 비해 탄소발생량을 줄였을 때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폐기시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줄이고, 부품 제조시 사용되는 소재 사용량 효율화, 소비전력 최소화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네오 QLED 전 모델과 라이프스타일 제품, 상업용 사이니지 제품도 이 인증을 획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512GB eUFS 3.0' 제품으로 세계 최초 반도체분야에서 탄소 발자국과 물 발자국 인증을 받기도 했다.
같은 날 삼성전기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2종이 업계 최초로 카본 트러스트에서 '탄소발자국'과 '물발자국' 인증을 동시 획득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고효율 에너지 절감 설비 도입 등 공정개선 활동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였고,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농축수를 다른 설비에서 재이용해 물 사용량도 감축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도 탄소발자국 인증 대열에 합류했다. 기아차가 지난 2일 출시한 'EV6'가 주인공이다. 기아는 EV6의 원료채취, 부품조달, 부품수송, 차량조립, 유통, 사용, 폐차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환경 영향도(탄소배출량)를 측정하고 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한 결과,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카본 트러스트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EV6는 내장 부품인 도어 맵 포켓과 플로어 매트 등에 차량 1대당 500㎖ 페트병 약 75개에 달하는 친환경 소재를 적용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지난해 풀무원이 주력제품인 콩두부 10종으로 '탄소발자국' 인증을 받았다. 풀무원은 식품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전체 산업계에서 친환경 경영을 중요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매년 에너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폐기물 발생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감축 결과를 공표한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태양열 온수 생산 시스템도 도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기업들의 '탄소발자국 인증'에 대해 재계 한 관계자는 "탄소발자국 인증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을 관리해 절감하겠다는 의지로 보여지기 때문에 조만간 예견된 '무역 규제'나 'ESG 투자' 등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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