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대전 시즌2 키워드는 '모바일' '합종연횡' '업종확대'
지난 2016년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질문이다. 넷플릭스가 국내업체들을 자극해 발전시키는 '메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모든 시장을 장악하는 '상어'가 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현재까지는 '상어'보다는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넷플릭스 상륙 이후 OTT 시장이 커지는 것은 물론, 국내 업체들이 자신들만의 색깔을 가지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양한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보다 진화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 '메기' 넷플릭스로 깨어난 한국 OTT 시장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상륙과 함께 본격화됐다.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의문부호도 많았다. 상대적으로 유료방송 가격이 저렴한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날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였고, '킹덤'으로 인해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현재는 많은 세대에서 TV 대신 OTT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SK텔레콤의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55~69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OTT를 TV보다 더 선호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한국 OTT 시장을 7801억원으로 추정했다. 시간과 공간에 제한없이 정해진 금액으로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그리고 공식적으로 여러명이 하나의 계정을 따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시청자들에게 먹힌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넷플릭스 상륙 이후 '푹' '옥수수'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한국형 OTT'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시장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이들은 넷플릭스 등 해외 OTT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국내 방송 콘텐츠, 특히 드라마와 예능을 다수 확보하면서 넷플릭스에 맞섰다.
◇ '합종연횡' '커머스' 등 시즌2 맞는 OTT대전
넷플릭스의 상륙과 국내 방송·통신업체들의 맞대응으로 시작된 한국 OTT 대전은 최근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업체들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졌고, 참전하는 업종도 방송·통신을 넘어 포털과 유통 등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6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합의한 네이버와 CJ의 연합이다. 네이버쇼핑과 CJ대한통운의 물류 정도의 협업일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넘어, 현재는 디지털콘텐츠 분야 협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OTT 서비스에서 모바일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플랫폼과 다양한 지적재산권(IP)을 보유중인 네이버와 뛰어난 방송 제작 능력을 보유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CJ의 연합인만큼 기존 업체들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평가다.
현재 모바일에서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는 카카오TV가 인기다. 음악, 엔터테인먼트, 웹툰 등 각종 콘텐츠 사업에서 생태계를 넓혀오던 카카오는 9월1일 OTT 플랫폼 카카오TV를 출시했다. 10~20분 내외로 구성된 '숏폼' 콘텐츠를 주로 제공, 모바일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와 쿠팡 등 유통업체들도 OTT 시장에 눈독을 들이며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미디어 콘텐츠 자회사 마인드마크를 통해 지난 6월 드라마 제작사 '실크우드'를 인수했다. 이어 9월에도 제작사 '스튜디오329' 지분 55.13%를 45억원에 사들였다. 스튜디오329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의 제작사로 유명하다.
쿠팡은 최근 사업 목적에 온라인 음악 서비스 제공업, 온라인 VOD 콘텐츠 서비스 제공업을 추가하고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업계에서는 OTT 서비스 브랜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쿠팡은 동남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훅(Hooq)'의 소프트웨어 자산을 사들였다. 그때부터 쿠팡이 영상사업에 뛰어들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있는 서비스들이라면 충분히 공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한 제작사 임원은 "지금도 원하는 콘텐츠를 위해 2개 이상의 OTT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해외 거대자본과 동등하게 맞서기는 힘들다고 해도 서비스 지역 성향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히 제공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