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6:02:10
  • -
  • +
  • 인쇄
▲서울 중구의 한 롯데마트에 진열된 육류 (사진=연합뉴스)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경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중국·일본·싱가포르 주요 슈퍼마켓 8곳을 대상으로 기후공약과 실행수준을 평가한 결과, 국내 대표 유통업체인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메탄 배출 관리와 대체 단백질 확대 측면에서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육류 소비 확대가 메탄 배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아시아 유통업체들의 기후대응 수준을 처음으로 비교 분석했다는 점에서 이번 보고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한국은 소득증가와 서구식 식단의 영향으로 세계에서 소고기 소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꼽히며, 2024년 기준 일본·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소고기 수입국 반열에 올랐다.

문제는 축산업이 전 세계 인위적 메탄 배출의 약 32%를 차지하는 핵심 배출원이라는 점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84배 강력한 온실가스로, 단기간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마이티어스 평가 결과, 롯데쇼핑은 13점으로 3위, 이마트는 9점으로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두 기업 모두 공급망 전반의 배출량(스코프3)을 공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지만, 메탄 배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고 감축 목표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축산 메탄 배출 영향에 대한 명확한 인식 부족 △쌀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 미반영 △2040년이 아닌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설정 △자체 브랜드 식물성 대체 단백질 제품 부재 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대체 단백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유통업체들이 관련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기회 상실'로 평가된다.

마이티어스 박매화 동아시아 매니저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소고기 시장 중 하나로, 육류 소비 증가가 메탄 배출 확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축산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는 것은 지구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유통업체들은 배출량 공개 측면에서는 진전을 보였지만, 이제는 보다 야심찬 목표 설정과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소비자가 식품의 기후 영향을 이해하도록 돕고, 이미 확산되고 있는 '저육류·식물성 식단' 흐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는 아시아 유통업체 전반이 메탄 배출량을 별도로 공개하거나 감축 목표를 설정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유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림 파괴를 막기 위한 '산림전용 금지(DCF)' 정책을 채택한 기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의 메탄 배출량은 2023년 기준 약 45억8000만톤(CO₂ 환산)으로, 이 지역의 기온 상승 속도는 전세계 평균보다 약 2배 빠르다. 여기에 육류·수산물 소비는 2050년까지 78%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배출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는 전세계 쌀 생산과 소비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는데, 쌀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역시 주요 배출원이다. 전세계 쌀 생산에서만 매년 약 6000만톤, 전체 인위적 메탄 배출량의 약 10%가 나온다.

마이티어스는 "유통업체들이 기후 대응의 핵심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메탄 배출의 중요성 명시 △2030년까지 30% 감축 목표 설정 △식물성 식품 비중 확대(최소 60%) 등의 조치를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시중은행들 생산적 금융 '잰걸음'…지역과 첨단산업에 투자확대

부동산 대출 중심이던 시중은행들이 지역산업 발전과 인공지능(AI), 그리고 첨단산업 등 생산적 금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투자경쟁에

SKT, ESG 스타트업 육성하는 '스케치포굿' 참여기업 모집

SK텔레콤이 차세대 ESG 스타트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SKTCH for Good(스케치포굿)'을 론칭하고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7일 밝혔다. 참여를 희망하

서울시 기후대응 '엉망'...'생태·사회' 지표 대부분 '낙제점'

서울의 대기질과 생물다양성 자원, 재생가능한 깨끗한 물, 에너지 생산, 폐기물 현황 등 렌즈를 분석한 결과 총 41개 지표 가운데 33개가 기준치에 미달

용기 디자인 살짝 바꿨더니...동원F&B, 플라스틱 사용 14톤 절감 기대

동원F&B 동원식품과학연구원은 플라스틱 사용량 저감을 위해 지난 50여년간 사용해왔던 식용유 용기의 서포트링 디자인을 '12각 돌출 구조'로 개선했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와 AI의 충돌

인공지능(AI) 시대가 개막했다. 이제 인류의 시간은 인공지능 이전(Before AI)과 이후(After AI)로 구분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AI 기술의 발

전세계 18개 철강사 탈탄소 평가...포스코·현대제철 '최하위'

포스코·현대제철의 탈탄소 전환도가 전세계 주요 철강사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환경단체 스틸워치는 전세계

기후/환경

+

남부지방 때이른 물폭탄에 '난리'...결항으로 3000명 발묶여

9일 제주를 중심으로 남부지방 전역에 강풍과 폭우가 몰아치면서 항공기 결항과 여객선 통제, 시설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특히 제주에 강한 비바람

와인 맛 바뀌나?… 기후변화에 산지·재배 방식 모두 '흔들'

기후변화로 재배 환경이 달라지면서 미국 뉴욕 핑거레이크 지역 와이너리들이 품종과 재배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인간 생존한계 넘은 폭염 시작됐다…35℃에서도 치명적

인간의 생존한계를 넘어선 폭염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35℃의 폭염에서도 치명적인 열스트레스가 형성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호주국

[날씨] 9일 강풍 동반한 '요란한 비'...제주는 250㎜ '폭우'

9~10일 전국적으로 강풍과 천둥·번개까지 동반한 요란한 비가 내리겠다. 특히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

이탈리아 해변 45% 사라진다고?…해수면 상승과 침식 여파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가 겹치면서 이탈리아 해변이 사라지고 있다.6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해수면 상승과 폭풍 증

'기후소송'에 족쇄 채우는 美정부...'석유기업 면책법' 추진

미국의 각 주와 도시들이 석유 등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확대되자, 공화당과 일부 주정부가 이같은 소송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입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