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NOW] 오뚜기 '스코프3' 배출량 90%…2030 감축목표 '시급'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19 0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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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 보고서들은 내용상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각 기업들이 발간한 보고서를 토대로 해당 기업의 취재를 거쳐, 현 시점에서 각 기업의 ESG경영을 진단해보자 한다. [편집자주]  

▲오뚜기의 제품들 (출처=오뚜기)


국내 대표 식품기업인 오뚜기는 매년 ESG경영 실적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온실가스·에너지·폐기물 등 환경(E) 지표를 공개하고 있지만 감축전략과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시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일부 식품업체들이 2030년 RE100 달성계획을 세우고 재생에너지 50~100% 전환 목표를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뉴스트리가 오뚜기의 '2023~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한 주요 환경지표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연도별 추이와 재생에너지 비중 그리고 폐기물 재활용률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오뚜기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90% 이상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코프1·2보다 스코프3를 더 중점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오뚜기는 스코프3에 대한 감축목표를 아직 수립하지 않았다.

오뚜기는 공장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확충하고 있지만 아직 재생에너지 비중이 0.3%에 그치고 있어, 재생에너지 전환계획 수립이 시급해 보였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낮으면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고, 유럽연합(EU) 등 탄소세를 부과하는 지역으로 수출할 때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ESG 경영 측면에서 결코 유리하지 않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 90%가 스코프3 배출량···2030 감축목표 미설정

오뚜기의 '2023~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근 3년간 소폭 증가했다. 2022년 약 140만2652톤(tCO₂eq)에서 2023년 약 140만3991톤, 2024년 약 141만316톤으로 매년 조금씩 늘었다.

온실가스 배출구조를 보면 대부분 공급망에서 발생했다. 2022년 총 배출량 140만2652톤 가운데 스코프1·2 비중이 9만3408톤이고, 2023년 총 배출량 140만3991톤 가운데 스코프1·2 비중이 9만3564톤을 차지했다. 2024년의 총 배출량 수치를 기록한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총 배출량 140만316톤 가운데 스코프1·2 비중이 9만3135톤으로 최근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총 배출량에서 스코프1·2를 제외하면 2022년 스코프3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130만9244톤에 달한다는 결론이 된다. 또 2023년에도 스코프3 배출량이 131만427톤, 2024년에는 131만7181톤이 배출됐다. 스코프3의 배출량 비중이 90%에 이른다. 특히 2024년 스코프3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93%로 가장 높았다. 이는 스코프1·2 배출량의 약 14배에 이른다.

스코프3 배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항목은 '구매한 재화와 서비스'다. 이는 밀·팜유 등 원재료 생산 및 물류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표시한 항목으로 2024년에 무려 118만7859톤에 달했다. 131만7181톤의 90%를 차지했다. 식품기업 특성상 원자재에 해당하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실어나르는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이 반영된 결과다.

이처럼 배출의 대부분이 공급망에서 발생하다보니 공장 에너지 사용 등 스코프1·2 감축만으로는 전체 배출량을 크게 줄이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데도 오뚜기는 온실가스 배출비중이 90%에 달하는 스코프3에 대한 2030년 중간감축 목표를 아직 설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스코프3는 배출 특성과 산정 범위가 복잡해 현 단계에서는 별도의 중간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것보다 배출구조를 분석하고 관리기반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스코프3 산정은 국제온실가스 회계기준인 GHG 프로토콜에 따라 15개 항목으로 구분된다. 다만 공급망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아 기업별로 적용범위와 산정방식이 일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28년부터 자산 30조 이상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스코프3는 2031년부터 도입할 예정이어서 오뚜기의 경우는 자율적으로 공시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이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러나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서는 ESG공시기준에 스코프3 정보를 요구하고 있어서 오뚜기처럼 유럽 등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는 경우에 이에 대한 채비가 필요하다.

◇ 재생에너지 비중 0.3%···PPA 도입 '검토'

오뚜기는 국내에서 안양·대풍·삼남·포승 등 4개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도 4개의 공장을 두고 있다. 오뚜기라면, 오뚜기냉동식품, 조흥, 오뚜기제유, 상미식품, 오뚜기SF, 풍림P&P 등 관계사 공장도 8곳이 운영되고 있다. 

오뚜기의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총 에너지 소비량은 3942.42테라줄(TJ)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는 11.45TJ로 약 0.3% 비중에 그쳤다. 해외 공장에 대한 에너지 소비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풍공장 등 일부 생산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대풍공장 생산동 옥상에 349.69kW 규모의 태양광 설비가 설치돼 있다"며 "연간 619.4메가와트시(MWh)의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약 284톤(tCO₂eq)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사인 오뚜기냉동식품도 198.72kW 규모 태양광 설비를 통해 연간 217.6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100tCO₂eq의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풍림P&P 역시 293.76kW 규모 태양광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오뚜기는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상쇄하기 위해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한 조달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PPA는 한국전력을 통하지 않고 전력생산자로부터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오뚜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좌)와 폐기물 재활용률 (2022~2024년) ©newstree


◇ 폐기물 재활용률 2년새 12.7%p 하락


식품업체들은 제조공정에서 포장재 플라스틱과 종이류 등의 폐기물뿐만 아니라 식품 부산물에서 나오는 바이오 폐기물 그리고 폐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러지 등이 많이 발생한다.

오뚜기의 최근 3년간 폐기물 재활용률을 살펴보면, 2022년 86.17%에 달하던 재활용율이 2023년 81.90%, 2024년 73.45%로 매년 줄어들었다. 2년 사이에 12.7%포인트(p) 하락했고, 특히 2023년에 비해 2024년 재활용율은 8.45%p 줄었다.

오뚜기는 폐기물 재활용률 하락의 원인에 대해 "유지 정제 공정에서 사용하는 흡착제를 재활용업체가 수거하지 못해 일부 물량이 매립 처리되면서 재활용률이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흡착제는 식용유 등 유지 정제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로, 사용 후 폐기물 형태로 발생하는 일회용이다. 그동안 재활용업체가 이를 회수해 시멘트 등 건축자재 원료로 재활용해 왔는데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수요가 줄어 일시적으로 재활용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2025년부터 흡착제를 매립하지 않고 다시 재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흡착제 폐기물이 전체 폐기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알 수 없다.

배출의 90% 이상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구조에서 오뚜기가 스코프3 관리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실제 감축을 이뤄낼 수 있을까. 공급망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얼마나 확대했는지는 ESG경영 성과를 담은 차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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