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퇴출당하는 '항공·크루즈·내연차' 광고들...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3 16: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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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 광장의 옥외광고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사진=언스플래시)

공공장소에서 크루즈와 항공, 내연기관차 등 탄소배출이 많은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를 금지하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네덜란드는 수도 암스테르담의 시내버스정류장과 옥외 전광판에 내연기관차, 항공, 크루즈 여행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올 1월 세계 최초로 법제화했다. 이는 지난 2024년 네덜란드 헤이그가 고탄소 제품광고를 퇴출하는 조례를 마련하고 2025년 4월부터 시행한데 이은 것이다. 

로베르트 바커 헤이그 부시장은 "기후위기에 진지하게 대응하겠다고 하면서 공공 공간에 화석연료 광고를 내거는 것은 모순"이라며 "평화와 정의의 국제도시로서 책임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에든버러는 2024년 시가 소유한 공공 광과판에 항공사·공항·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크루즈 광고를 금지했다. 셰필드, 포츠머스도 최근 이와 유사한 정책을 도입했다. 런던은 교통공사(TfL)의 광고 정책을 친환경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호주도 시드니를 포함한 19개 지자체에서 화석연료 광고를 중단했고, 뉴질랜드는 웰링턴 광역의회에서 대중교통에서 관련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벨기에 생질, 스웨덴 스톡홀름, 이탈리아 피렌체 등도 유사한 조치를 도입했다.

프랑스는 지난 2022년 국가차원에서 기후법을 통과시켜 화석연료 광고를 금지한 유럽의 첫 국가다. 스페인도 2025년 화석연료 및 내연기관차 광고, 대체수단이 있는 단거리 항공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공공장소에서 고탄소 광고를 퇴출시키는 도시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고탄소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를 내걸면서 배출량 감축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판단에서다.

광고산업은 오랫동안 환경오염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환경·건강 영향을 축소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024년 연설에서 "화석연료 산업의 기후 허위정보는 광고·홍보회사에 의해 확산됐다"고 지적하며 각국에 화석연료 광고 전면 금지를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화석연료를 '새로운 담배'에 비유했다.

실제로 광고제한 효과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이 지난 2019년 정크푸드 광고를 규제한 뒤 가계에서 구입하는 식자재 열량이 주간 평균 1000kcal 감소했다. 칠레는 패스트푸드 광고를 규제하면서 설탕음료 구매가 24% 줄었다. 전세계적으로 담배 광고가 규제되면서 전세계 흡연율이 줄었다는 평가도 있다.

기후싱크탱크 C40의 캐시 서덜랜드는 "광고는 비지속적 소비를 부추기는 핵심 동력"이라며 "기업들이 광고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쓰는 이유는 행동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3년 나온 네덜란드 정책자문 보고서는 "화석연료 광고는 비지속적 행동을 정상화하고 기후정책을 약화시킨다"고 결론냈다.

전문가들은 "규제는 혼자서만 작동하지 않는다"며 "소비 전환·지원 등 여러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짚었다. 가령 헤이그는 광고 규지와 함께 전기차 충전소 확대, 단열·히트펌프 설치 무이자 대출 등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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