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00명 '기후시민회의' 운영원칙 도출...기후위에 전달 예정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3 18:41:57
  • -
  • +
  • 인쇄
▲지난달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모두를 위한 기후시민의회' 현장 (사진=녹색전환연구소)

정부의 2026년 '기후시민회의' 출범을 앞두고 시민 100명이 기후 거버넌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기준과 원칙을 담은 설계안을 마련했다.

녹색전환연구소는 기후시민회의 공동설계자로 참여하기 위해 '모두를 위한 기후시민의회'에서 도출된 논의 결과를 대통령 직속 기후위기대응위원회(옛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 전달하고 향후 정부 기후시민회의 운영 원칙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모두를 위한 기후시민회의' 논의는 녹색전환연구소를 비롯,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여성환경연대,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이화글로벌사회공헌원, 플랜1.5, 한국환경회의 등 7개 기관이 공동 주최·주관하면서 진행됐다.

신청자 220명 가운데 무작위로 선발된 100명의 시민이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노동자·농민·청소년·장애인·돌봄노동자 등 기후위기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설계안을 마련했다. 탄소중립기본법에 다양한 계층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돼 있음에도 실제로는 정부 관료와 전문가들 중심으로 기후 거버넌스가 마련되고 이후 공청회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하자는 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사전에 실시된 조사에서 '나에게 기후시민의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기후정의(34명)'와 '기후민주주의(33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다양성, 시민참여, 공론장, 지속가능성, 연대, 기후당사자 등의 이유가 그 뒤를 이었다. 기후시민의회를 단순히 정책 토론장이 아니라 정의롭고 민주적인 전환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참여자들은 △접근성 △대표성 △역할과 권한 △성평등 △숙의를 위한 조건 △의제 설정 등 6개 분과에서 합의안을 도출하고 전체 투표를 통해 우선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먼저 '접근성' 분야에서는 직장인·돌봄노동자·농업 종사자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 보장과 지역별 세션 운영, 온라인 플랫폼 활용, 쉬운 용어사용, 안전한 토론 규칙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실비 지급과 참여 수당, 교통·숙박비 지원 등 금전적 지원을 통해 지속적 참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었다.

'대표성' 부문에서는 단순 무작위 추출을 넘어 기후취약계층, 탄소다배출 산업 종사자, 아동·청소년에게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미래세대와 비인간 존재를 대변할 '대리자 참여'도 논의됐다.

'역할과 권한'에서는 시민의회가 자문기구에 머물지 않도록 행정부의 공식 답변 의무화, 예산·정책 연계, 정보 접근권과 모니터링 권한 보장, 독립적 예산 확보 등이 요구됐다. 기후위에 시민의회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방안도 제시됐다.

'성평등' 부문에서는 젠더 전문가의 전 과정 참여, 성별 분리 통계 의무화, 발언 기회 균형 보장, 돌봄노동 인정 체계 구축 등이 제안됐다. '숙의를 위한 조건'으로는 단계별 학습 설계, 쉬운 자료 제공, 전문가의 '조력자' 역할 전환, 갈등 조정 촉진자 배치 등이 논의됐다.

의제 설정에서는 기업의 간접배출량(스코프3) 공시, 산업 탈탄소화, 보행·자전거·대중교통 중심 교통체계 전환, 탄소세 기반 정의로운 전환 기금, 농민·해녀 지원,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의 생태계 보호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상임대표는 기후위기를 "책임과 피해가 일치하지 않는 불평등한 재난"으로 규정하며,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원칙에 기반한 상설·법제화된 기후시민의회를 촉구했다. 김주온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은 "기후시민의회는 정책을 바꾸는 것을 넘어 사회 인식과 정부-시민 간 신뢰를 재구성하는 민주주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정과제 '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의 일환으로 기후시민회의 상설화를 추진 중이다. 현장에 참석한 기후위 관계자 역시 취지에 공감하며 제도 설계에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사회는 이번에 도출된 설계 원칙과 정책 아젠다를 종합 보고서로 정리해 기후위에 전달하고, 향후 정부 기후시민회의가 형식적 절차에 머물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최남수의 ESG풍향계] 'ESG 공시' 이대로는 안된다

지난 5년동안 말만 무성했던 지속가능성(ESG) 공시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열린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ESG 공시

정부의 설익은 '전환금융'…고탄소 배출기업들 '대략난감'

정부가 지난 25일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전환금융' 추진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전환금융의 구체적 규모와 세부 집행계획을

대한항공 1년새 '운항 탄소배출' 42만톤 줄였다

대한항공의 '운항 탄소배출량'이 1년 사이에 42만톤 줄었다. 42만톤은 승용차 1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운항 탄소배출'은 항공기 연

LS머트리얼즈, 글로벌 ESG 평가 '실버' 등급 획득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ESG 평가에서 '실버' 등급을 획득했다고 26일 밝혔다.실버 등급은 전체 평가대상 기업 가운데 상위 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삼성전자 '자원순환' 확장한다..."태블릿과 PC도 재활용 소재 사용"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워치와 태블릿PC, PC 등 모든 모바일 기기에 1가지 이상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오는 3월 11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한 '3차 상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상장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3차 상

기후/환경

+

시민 100명 '기후시민회의' 운영원칙 도출...기후위에 전달 예정

정부의 2026년 '기후시민회의' 출범을 앞두고 시민 100명이 기후 거버넌스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기준과 원칙을 담은 설계안을 마련했다.녹색전환연구소

약해지는 라니냐..."여름으로 갈수록 '엘니뇨' 가능성 높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라니냐 현상이 점차 약화되면서 올봄부터 초여름까지 '중립(ENSO-neutral)' 상태가 우세할 전망이다. '중립상태'는 엘니뇨도 라니냐도

美 도시 80% '겨울이 짧아졌다'...극단적 한파는 더 빈번

최근 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역대급 폭설로 올겨울이 유난히 길고 혹독하게 느껴졌지만, 실제로 미국의 겨울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최근 기후과학단체

한국은행, 'BIS 기후대응 회사채 펀드' 참여

한국은행이 기후리스크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을 목적으로 조성하는 'BIS 기후대응 회사채 펀드'에 참여했다.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출범한 'BIS 기후

개구리도 '사라질 위기'...기온상승에 '울음소리' 이상 징후

지구온난화가 개구리의 구애 소리까지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UC Davis) 연구진은 최근 지구의 기온상승

호주 '극과극' 날씨패턴...폭염 뒤 1년치 비가 1주일에 쏟아져

최근까지 50℃를 넘나드는 폭염에 시달렸던 호주에서 이번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극과극' 날씨패턴을 보이고 있다.이번 폭우는 내륙을 강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