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올 1월 1일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본격 시행하면서 수입 제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새로운 무역규제가 본격 가동됐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 제품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이날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을 EU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에 상응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CBAM은 EU 역내 기업들이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부담해온 탄소 가격과 수입 제품간의 비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EU는 그동안 역내 산업에는 강도 높은 탄소 규제를 적용해왔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생산된 고탄소 제품이 유입되며 '탄소 누출' 문제가 지속돼 왔다. 탄소국경세는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을 차단하고 공정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제도 시행과 함께 글로벌 무역 시장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터키 등 주요 제조·수출국들은 CBAM이 사실상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알루미늄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국가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과의 충돌 가능성도 거론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다. EU 시장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 단가 조정과 함께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운송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 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고 있다. 배출량 산정과 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기업의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탄소 데이터 관리 역량 자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U는 향후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와 부품, 화학제품 등으로 대상 품목이 넓어질 경우 CBAM의 영향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탄소국경세가 단순한 환경 규제를 넘어 글로벌 산업과 무역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CBAM이 단기적으로는 무역 갈등과 비용 부담을 유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탄소 가격 신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탄소국경세는 기후 정책이 곧 무역 정책이 되는 전환점"이라며 "각국이 기후 대응과 산업 경쟁력 사이에서 새로운 전략을 요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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