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벌채'...홍수 최대 18배 더 자주 발생시킨다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7-22 08:00:03
  • -
  • +
  • 인쇄
▲16일 멕시코에서 발생한 홍수로 차량이 파손됐다. (사진=ULISES RUIZ / AFP)

산림을 벌채하면 극심한 홍수가 최대 18배 더 자주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산림학부 헨리 팜 박사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코위타(Coweeta) 실험림'에서 약 90년간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숲이 사라지면 홍수가 최대 18배 더 자주 발생하고 홍수의 규모도 2배 이상 커진다고 밝혔다. 1934년 설립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코위타 실험림은 총 1626헥타르(ha) 규모로, 숲의 변화를 실험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림이다. 

연구팀은 코위타 실험림에서 숲이 홍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남향에 조성된 16ha 규모의 전면 벌채 지역 'WS1'과 북서향에 조성된 13ha 규모의 벌채와 식생 억제가 혼합지역 'WS17' 그리고 남향에 조성된 자연림 12ha 지역 'WS2'와 북서향에 조성된 자연림 13ha 지역 'WS18' 등 4곳의 상태를 각각 비교했다. 

그 결과, 나무를 모두 잘라낸 벌채 지역은 자연림에 비해 홍수빈도가 최대 18배 높게 나왔다. 자연림 'WS18' 지역에서 73년에 한번꼴로 발생하는 대홍수가 북서향 혼합지역인 'WS17'에서는 4년에 한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홍수의 규모도 약 2배 증가했다. 자연림 'WS18'에서는 초당 약 54.6리터(L)의 물이 흐르던 반면 혼합지 'WS17'에서는 초당 약 111.8리터의 물이 흘러내렸다. 13ha 규모의 'WS17'에서 물길은 도시하천보다 100분의 1에 불과한 규모이지만 유속은 도시하천 수준인 초당 100~150리터가 흐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향도 홍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WS1'는 전면 벌채 지역이지만 남향인 탓에 햇볕이 잘 들어 토양이 쉽게 마르고, 숲이 빠르게 복구되기 때문에 자연림 'WS2'와 홍수 발생 빈도와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북서향 유역은 햇볕이 적고 토양에 수분이 많아 홍수에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며 "이러한 지형에 극단적인 벌채와 식생 억제가 더해지면, 대홍수가 훨씬 자주 발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혼합지역 'WS17'은 1940년 전면 벌채된 뒤 14년간 식생이 자라지 못하도록 억제된 곳이다. 햇볕이 적어 항상 습한 토양은 벌채 후 나무가 물을 머금거나 증발시키는 역할이 사라진다. 따라서 비가 오면 홍수로 이어지기 쉬운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유네스 알릴라 박사는 "산림 벌채는 평균적인 홍수량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유역 전체의 홍수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릴 수 있다"며 "드물고 극단적인 홍수가 훨씬 더 흔해지는 구조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하류 지역의 주민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연구결과 북향 유역에서 벌채로 인한 홍수 변화는 40년 넘게 지속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 새 대표이사 후보군 33명...본격 심사 착수

KT의 대표이사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군이 33명으로 확정됐다.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4∼16일 진행한 대표이사 후보

전북도, 다회용기 민간사업자 모집

전북특별자치도가 '2026 다회용기 사용 촉진 지원사업'을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오는 12월 24일까지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이는 자원 순환을 목표로 도

삼성중공업,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

삼성중공업이 선박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해상실증 나선다.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유기랭킨사이클(ORC:Organic Rankine Cycle) 기반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쿠팡 '못난이 채소' 새벽배송 3년...직매입 물량 8000톤 돌파

쿠팡은 최근 3년간 전국 농가에서 직매입해 새벽배송으로 선보인 '못난이 채소' 누적 규모가 8000톤을 돌파했다고 18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 2023년부터

[ESG;스코어] 韓 해운사 탄소효율…벌크선사 팬오션이 '꼴찌'

팬오션, 현대글로비스가 우리나라 해운사 가운데 '탄소집약도지수'(CII)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LNG와 코리아LNG, KSS해운은 CII 위

카카오 '장시간 노동' 의혹...노동부, 근로감독 착수

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를 두고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게 됐다.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인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초

기후/환경

+

한국 '탈석탄동맹' PPCA 합류...호주 에너지전환까지 촉진?

한국이 '국제탈석탄동맹(PPCA:Powering Past Coal Alliance)'에 가입함으로써 호주의 화석연료 산업을 쪼그러뜨리고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

전기차 충전시설, 28일부터 지자체 신고·책임보험 의무화

이달 28일부터 건축물 주차장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지자체에 신고하고 책임보험도 가입해야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COP30] 교황의 묵직한 경고..."기후위기 대응, 더는 미룰 수 없다"

교황 레오 14세가 세계를 향해 "기후위기 대응을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는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교황 레오 14세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앞으로 '1000년' 이어진다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산업화 이후 오른 지구의 평균기온이 최소 1000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17일(현지시간) 21세기 호주 연방산업연구기구(CSIRO)

[COP30] "이건 생존이다!"…기후 취약국들 COP30에서 '절규'

기후취약국들이 "기후위기는 생존 문제"라며 선진국의 실질적 감축과 재정지원 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17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

지역마다 제각각 풍력·태양광 '이격거리'...기후부, 규제 합리화 추진

지역마다 제각각인 태양광과 풍력의 이격거리를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서울 영등포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