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신용등급이 108년 만에 한 단계 강등됐다. 경제대국 미국이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 지위를 잃은 것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떨어뜨리면서, 등급 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2023년 피치와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무디스까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린 것이다. 무디스는 108년 전인 1917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전쟁자금 조달을 위해 국채를 발행할 때 최고 등급을 부여한 이후 줄곧 미국에 최고 등급을 고수해 왔다.
신용등급 하락 원인은 막대한 재정 적자다. 무디스는 "미 정부와 의회의 무책임한 지출이 재정 적자를 키워 왔다"며 "미국 경제와 금융의 강점은 인정하지만 재정 지표 악화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18일 NBC뉴스 인터뷰에서 "무디스는 후행 지표다. 모두가 신용평가사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무디스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임 행정부로부터 재정적자를 물려받았다며 조 바이든의 탓으로 돌린 것이다.
이미 관세 정책으로 흔들리던 미 국채 시장은 신용등급 강등 여파를 맞았다. 한국시간 19일 오전 9시 기준 미 증시 S&P500과 나스닥 100 선물은 각각 전장 대비 0.82%, 1.031% 내렸으며,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658% 하락했다.
미국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4.4bp(1bp=0.01%포인트) 오른 4.475% 수준이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16일 장 막판 4.49%를 찍은 바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투자자들이 미 국채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하엘 슈마허 등 웰스파고 전략가들은 10년물 및 30년물 미 국채금리가 5∼10bp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다만 앞서 무디스가 지난 2023년 11월부터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강등을 예고한 터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정도 제한됐다는 평가다.
한편 미국 신용등급 하락 소식에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과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후 12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55 낮은 145.15엔 정도에 거래되고 있으며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1.36% 오른 온스당 3247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날 코스피가 전장 대비 13.17포인트 하락해 2613.70으로 출발한 후 약세가 지속되면서 2603.42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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