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란다] "기후경제부 중심으로 녹색산업 성장시켜야"

장다해 기자 / 기사승인 : 2025-05-12 08:01:02
  • -
  • +
  • 인쇄
[인터뷰]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가적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요구들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이에 6월 4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뉴스;트리가 기후환경 부문에서 사회 각계에서 새 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편집자주]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 ©newstree

"기후위기는 경제문제다.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넘어, 에너지 전환과 녹색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후정책이 탄소중립에만 머물러 있다. 기후중심 경제로 통합적인 전환을 위해 '기후경제부'가 필요하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은 이처럼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녹색산업 성장을 동시에 진행하려면 '기후경제부'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시절 수립한 그린뉴딜 정책에서 녹색산업이 멈춰진 상태"라며 "우리는 멈춰 서 있는 동안 전세계 다른 나라들은 에너지 기반 제조업과 녹색산업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면서 그 격차는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지난 3년 사이에 겨우 10%까지 높이는데 그쳤지만 전세계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평균 30% 이상 높아졌다. 특히 중국은 전세계 태양광과 풍력의 3분 2가 설치될 정도로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유럽은 2019년 대비 태양광이 2배 늘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도 큰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1.6%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베트남은 39.2%, 필리핀은 35%, 대만은 30%, 유럽은 45%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가 80%이고 호주는 8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소장은 "이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목표비율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국도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비슷한 '해외오염 관세법'을 만들어 탄소배출량이 높은 수입품에 대해 탄소세격의 관세를 부과하려는데 우리는 이에 대한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뒤쳐진 속도를 따라잡으려면 기후정책이 모든 산업과 정책을 관통하는 기본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소장은 "기후경제부가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응 구조를 마련해야 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국가의 탄소중립 실현목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탄소중립과 관련된 녹색산업을 성장전략으로 만드는 것이 '핵심가치'이고, 이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지난 3년동안 우리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중국과 미국, 유럽 등지는 국가가 주도해서 예산을 투입하고 정책을 바꾸고 산업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면서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를 총괄할 부처를 만들고, 관련법을 제정하고, 자금을 집행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가 제안하는 '기후경제부'는 기존 산업부를 확대개편하는 방식이다. 이 소장은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부처를 신설하게 되면 신설부처가 정착할 때까지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그 시간마저 아까울 정도로 속도있게 따라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에서 기후정책을 총괄하는 것보다 산업진흥과 에너지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산업부에 기후정책 기능을 추가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후경제부에서 기후정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녹색산업공급망법'을 제정하는 한편 기후투자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게 이 소장의 의견이다. 그는 "녹색산업공급망법이 제정된다면, 정부 주도로 산업 전반의 탄소중립을 위해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장기적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일관된 정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한 녹색산업 공급망을 구축하고, 청정산업 선도와 함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가경쟁력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 열 변환 장치 등 효율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풍력 발전을 위해 터빈의 생산부터 운영, 관리까지 모든 과정에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하고, 종합적인 산업단지에서 공급망까지 연결돼야 한다. 이에 이 소장은 "과거에는 산업단지를 지정하고 그곳에 물과 전력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에너지와 물이 있는 곳에 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게 중요하다"며 "녹색산업공급망법을 제정해서 적극적인 정책실행과 재원조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재원조달을 위해 '기후투자공사'같은 조직을 설립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녹색산업공급망법을 통해 원스톱지원센터로 기술 성장을 일원화하고, 다배출 업종 중소·중견 기업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원 체계 구축할 뿐 아니라, 기후투자공사를 설립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대규모 인프라 사업, 신기술 등에 재원을 조달하고 체계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후금융 규모가 확대되려면 탄소가격을 정상화하고, 국제기준에 맞춰 기후공시 제도를 의무화되고 기후금융 워싱 방지 방안 등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올해 2035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결정해야 하는데,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국제사회 기준에 맞춰 이행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온실가스감축목표는 경제, 산업 전환과 함께 통합해서 이뤄야 하고, 그래야 점점 강화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해외오염관세법(FPFA), 글로벌 ESG 공시 등 규제에 맞춰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