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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6년에 치뤄지는 'FIFA 월드컵'에 참가하는 축구선수들은 높은 온도와 습도에 노출돼 건강에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폴란드 과학아카데미 기후학자 카타르지나 린드너-첸드로브스카(Katarzyna Lindner-Cendrowska) 연구팀은 월드컵 경기 기간동안 선수들이 경험할 환경적 스트레스를 평가한 결과, 16개 경기장 중 10곳에서 열스트레스 위험이 극에 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2026년 진행되는 'FIFA 북중미 월드컵'은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 등 16개 도시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축구선수들은 이 많은 도시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경기를 치뤄야 한다.
연구팀은 기존의 온도측정 방식이 습도나 공기 흐름이 부족하면 추가적인 열 부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서 'UTCI' 지수를 사용했다. UTCI 지수는 인간이 특정환경 조건에서 실제로 느끼는 열적 부담을 계산하는 지수로, 온도뿐만 아니라 바람, 습도, 복사열, 옷차림, 운동 강도까지 고려해 새로 도입된 정밀 측정값이다.
기존에는 FIFA가 선수와 코치진, 관중들의 환경적 위험을 고려해 보통 '습구흑구 온도(WBGT)'를 측정했다. WBGT가 32℃를 초과하면 경기 중 2번의 냉각 휴식시간(쿨링 브레이크)이 의무적으로 부여된다. 그러나 WBGT는 실제 열스트레스 수준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어 불완전한 지표다. 이에 연구팀은 기준을 더 강화한 UTCI 지수를 사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2026년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각 경기장에서 시간별 평균 열스트레스 위험을 평가했다. 16개 경기장 중 10곳에서 운동 중인 선수들의 UTCI가 46℃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극심한 열스트레스의 임계값을 넘는 수준이다. 특히 휴스턴(Houston), 알링턴(Arlington, Texas), 몬테레이(Monterrey, Mexico)에서 치뤄지는 한낮 경기는 UTCI가 50℃를 초과하며 가장 높은 위험을 보였다.
이들 경기장은 아침과 저녁에 치뤄지는 경기도 열스트레스 위험이 높았다. 또 과달라하라(Guadalajara)와 틀랄판(Tlalpan, Mexico)의 고지대 경기장은 낮은 산소 농도 때문에 추가적인 신체적 부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환경생리학자 조지 나시스 박사는 "고지대 경기장은 선수들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저지대에서 이동하는 방문객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6년 월드컵의 경기일정은 9개의 서로 다른 쾨펜-가이거(Köppen-Geiger) 기후구역을 오가며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선수들에게 극심한 기온차로 인한 신체 스트레스 등 전례없는 생물기후적 스트레스(Biothermal stress)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쾨펜-가이거는 독일의 기후학자 블라디미르 쾨펜이 제안한 강수 패턴과 온도 특성에 따라 나눈 기후 분류체계다.
이에 연구팀은 경기일정을 조정하거나 선수들의 훈련방법을 조정하는 등 선수들의 열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대책을 제안했다. 이러한 조치가 2026 월드컵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린드너-첸드로브스카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열스트레스 위험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스포츠 이벤트가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도록 하기 위해 FIFA뿐만 아니라 모든 국제 스포츠 연맹 및 대회 조직자들이 이번 연구결과를 반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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