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에 꺾인 한국경제 성장률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집권하면서 더 꺾일 위기에 놓였다. 이같은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6~1.7%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성장을 위한 고투:정치적 충격이 경제적 근심을 더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시아에서 4번째로 경제규모가 큰 한국이 계엄 사태와 트럼프 재집권이라는 정치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원화가치 하락과 성장둔화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했던 한국은행도 21일 이 성장률을 1.6~1.7%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경제심리 위축에 따른 영향이다. 사실 이 예측조차 올 2분기 이내에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만약 상반기까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0일(현지시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즉각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산업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관세, 수입세, 외국인 원천으로부터 수입을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어 유통업계는 특히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트럼프는 제조업체들이 미국에서 물건을 만들 수밖에 없도록 관세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해 이제 막 대미 수출에 시동이 걸린 국내 뷰티와 식품기업들도 불똥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J제일제당, SPC그룹 등 대기업은 미국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거점 확대와 건설을 추진해 대응에 나섰지만, 이같은 대응을 펼칠 수 없는 중소기업들은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북미 시장에서 상승세를 달리던 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더 이상 이전만큼의 높은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FT는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과 이민 정책이 미국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면 연방준비제도가 더 강경파가 돼 원화와 한국 성장률에 더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원화 약세와 정치 불안정 속에서 소비자, 기업 신뢰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고, 한국 수출기업들 대부분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 상품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향후 국내 경제 상황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여부,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집행 시기와 규모,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 전개 등 세 가지 요건에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