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또 탈퇴했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2017년 트럼프 집권 1기 때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가 조 바이든 정부 때 가입한 이후 또다시 탈퇴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내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실내경기장 '캐피털원 아레나'를 찾아 연설한 뒤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그 자리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지난 2015년 파리에서 전세계 정상들이 모여 지구의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1.5℃' 이내로 억제하자는 내용의 국제협약이다. 그 일환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 5개년 계획을 국제연합(UN)에 제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 때 이뤄진 조치 78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정부기관의 물가 총력 대응 지시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및 국제연합(UN)에 보낼 탈퇴 서한 △정부 검열금지 및 언론자유 복구 △정적에 대한 정부의 무기화 종료 등에도 서명했다.
트럼프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재탈퇴하는 것에 대해 "나는 즉각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파리기후변화협약 갈취(ripoff)에서 탈퇴할 것"이라며 "중국이 여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그 물질이 미국으로 날아오고 모두가 다 같이 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으며,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산업을 사보타주하지 않을 것"이라며 탈퇴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취임하자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화석연료' 행보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내렸던 미국 연근해 신규 석유시추 금지에 대해서도 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석유시추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생산량도 늘려 미국을 에너지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게 트럼프의 계획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2023년부터 LNG 최대 수출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생산량을 늘려 안정된 석유와 천연가스 시장에서 미국이 생산량을 더 늘리게 된다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의 계획대로 에너지를 통해 미국이 벌어들일 수 있는 추가 수익은 그다지 많이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친환경법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까지 완전히 해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IRA법을 백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이 IRA 보조금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고 있어서 IRA 백지화를 반대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IRA가 그대로 유지되고 화석연료 규제만 폐지하는 것만으로도 2035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량이 31~51%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청정기술 혁신을 위한 R&D 및 인프라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면 미국은 청정에너지 경쟁력을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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