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기후변화로 전례없는 보건위기에 직면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대학교 란셋카운트다운(Lancet Countdown)은 기후위기로 열 질환, 식량위기, 전염병의 확산이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2023년 최소 한달 이상 지속되는 극심한 가뭄이 전세계 육지 면적의 48%에 영향을 미쳤고, 사람들은 인체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수준의 기온에 50일 더 길게 노출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1억5100만 이상의 인구가 중간 또는 심각한 식량불안에 직면했고, 영양실조와 기타 보건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65세 이상의 열 질환 사망자는 1990년대 대비 167%나 급증했다. 또 고온으로 인해 2023년 평균 수면시간이 1986~2005년보다 6% 증가했다. 수면 부족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날씨가 덥고 건조해지면서 모래와 먼지폭풍이 빈도도 늘었고 이로 인해 고농도 미세먼지에 노출된 인구 수가 31% 증가했다. 뎅기열, 말라리아,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등 전염병도 기온이 오르면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온대국가도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하지는 않다. 2013~2022년 영국의 열 질환 사망자 평균 증가율은 10만명당 9명꼴으로 추산되었고, 2023년에는 열 노출로 인해 850만 시간의 잠재적 근무시간이 손실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기업들은 화석연료에 계속 투자하고 있으며, 그 결과 역대 최고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과 삼림손실이 발생해 전세계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이 감소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2023년 전세계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2년보다 1.1%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세계 에너지 시스템에서 화석연료의 비중은 2021년 10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해 전체 에너지의 80.3%에 도달했다.
란셋카운트다운의 대표이사인 마리나 로마넬로 박사는 "작년에도 극심한 더위, 치명적인 기상 현상, 파괴적인 산불로 기후변화 기록을 경신했다"며 "지구상의 어떤 개인이나 경제도 기후변화의 위협에 면역이 없다"고 경고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기후위기는 보건위기"라며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기후재해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해 훼손되지 않은 지역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고서가 기후변화가 먼 위협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즉각적인 위험이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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