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거나 개발도상국가일수록 무분별한 농약 사용으로 인해 생태독성이 크게 증가했다.
5일(현지시간) 독일 RPTU 카이저슬라우테른-란다우 대학의 생태독성학자 야콥 볼프람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2013년~2019년 합성농약으로 인한 곤충의 생태독성이 42.9% 급증했다고 밝혔다.
생태독성은 화학물질이나 폐수가 생물에 미치는 급·만성적인 독성 영향을 평가하는 척도다. 합성농약은 같은 면적 대비 식량 생산량을 늘려 농업 생산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킨다. 전세계에서 매년 살포되는 농약은 약 400만톤으로, 1990년대에 비해 거의 2배 많아졌다.
곤충의 생태독성은 42.9% 증가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또 지표면 아래에 서식하는 토양생물의 생태독성은 30.8% 증가했다. 반면 수생식물과 육상 척추동물은 위험도가 감소했다.
전세계 정상들은 지난 2022년 유엔총회에서 2030년까지 농약으로 인한 위험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유엔은 농약이 서로 다른 생물군에 미치는 독성 차이를 반영한 '총 적용독성(TAT)' 지표를 공식 채택했다.
연구팀은 이 TAT 지표와 전세계 7개 규제 기관의 안전기준을 활용해 625종의 농약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일관된 방식으로 분석했다. 연구대상은 전세계 농경지의 약 80%를 차지하는 65개국이다.
유럽과 중국은 총 적용독성이 감소했다. 유럽은 2013년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을 단계적으로 퇴출했고, 중국은 2015년 '농약 사용 제로 성장'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아프리카 다수 지역과 인도, 미국, 브라질, 러시아에서는 독성이 크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칠레가 유일하게 2030년 농약 위험 50%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궤도에 올라있다고 분석했다.
볼프람 박사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과 개발도상국에서 중독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핵심 생태기능을 담당하는 생물군의 중독이 늘고 있다는 사실은 심각한 경고"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TAT 지표가 국제 사회의 진척 상황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지만, 다수 국가에서 농약 사용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품질이 낮다는 점을 한계로 짚었다. 이들은 "신뢰가능한 고품질 데이터 구축이 전세계적으로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의 야생동물독성학자 모니카 마르티네스 아로 박사는 해당 연구를 "매우 중요한 고품질 연구"라고 평가하면서도, 데이터 한계로 실제 피해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농약이 당장 생물에게 치명적이지 않더라도 조용히 잠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티네스 아로 박사는 "유엔의 생물다양성 보호 목표를 달성하려면 농업 다각화, 토양 관리 강도 완화, 유기농 전환 확대, 저독성 농약 사용 등 전 세계적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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