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끝나자마자 날씨가 순식간에 쌀쌀해지면서 가을 패션이 사라졌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 더위가 길어지고 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가을 신상품 판매량이 줄어들고 여름·겨울 상품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 제품은 보통 8월 말~9월 초부터 판매된다. 그런데 올해는 '가을폭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늦더위가 9월중순까지 이어지고 10월중순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며 가을 제품 판매량이 부진해졌다. 게다가 올겨울은 영하 18℃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보까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가을을 건너뛰고 겨울옷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가 길어지면서 가을 상품 판매량은 더딘 경향을 보인 반면에 일찍 출시된 겨울 신상품들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하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는 가디건, 트렌치코트 등 간절기 상품이 많이 팔린다"고 밝혔다. 무신사 관계자도 "늦더위로 가을옷이 안팔리는 만큼 여름 재고상품이 그만큼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가을상품 판매부진을 겪었던 패션업계는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자 발빠르게 겨울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무신사는 아우터 중심으로 겨울 날씨까지 대비할 수 있는 제품들을 앞세우고 있고, 코오롱FnC 역시 아우터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 경량화 제품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10월 1~20일까지 가디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39% 늘었다. 하루 10~15℃에 이르는 심한 일교차가 패션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겨울을 일찍 준비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코트 매출은 22%, 모피·가죽·무스탕은 7%씩 증가했다. 겨울 부츠는 77%, 스카프 매출은 68% 올랐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현재 날씨 흐름에 맞춰 경량화 제품, 바람막이 등 제품을 다양화시켜 판매중"이라면서도 "내년에도 날씨가 예측되는대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간절기가 짧아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간절기 상품을 아예 안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매년 날씨 패턴이나 소비자들의 구매성향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날씨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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