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장마가 제14호 태풍 '풀라산'이 겹치면서 9월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특히 남부지방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수확을 앞두고 있는 벼가 쓰러지거나 김장용으로 심어놓은 배추 모종이 유실되는 등 농작물 피해도 극심했다.
부산은 지난 21일 하루에 300mm가 넘는 비가 내려 연제구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도심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가덕도는 407㎜, 부산진구 396㎜, 금정구 388㎜, 남구 376㎜, 북구 370㎜를 기록하면서 비 피해신고가 200여건이 넘게 접수됐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도로 한복판이 꺼지는 싱크홀이 발생해 트럭 2대가 빠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창원과 전북, 충정 지역도 폭우 피해도 컸다. 창원시 덕동에는 하루에 537.5㎜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평균 467㎜의 비가 내린 창원은 1985년 7월 기상관측 이래 역대 9월 하루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 창원 외에도 고성 346㎜, 사천 342㎜, 김해 370.3㎜, 양산 333㎜, 진주 256.3㎜의 비가 내렸다. 경남까지는 아니지만 전북에서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침수와 농작물 넘어짐, 하천 범람, 토사 유출 등 피해가 잇따랐다.
비 피해는 22일까지 이어졌다. 14호 태풍 '풀라산'이 전남지역에 도달하면서 22일 하루동안 많은 폭우 피해가 발생했다. 온대저기압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많은 수증기를 품고 있는 비구름대였기 때문에 유례없는 폭우를 쏟아부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전만에서는 1명이 숨지고 농작물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22일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부터 전남에는 여수산단 401.5mm를 최고로, 장흥 339.3mm, 강진 313.9mm, 순천 331.5mm의 비가 내렸다. 평균 강수량은 192.6mm이며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하천이 범람하고 제방이 무너졌다.
무엇보다 농작물 피해가 컸다. 수확을 앞두고 해남에서는 4241헥타르(ha)의 논에서 벼가 쓰러졌고 고흥 1097ha, 보성 716ha, 장흥 579ha, 80ha, 나주 78.3ha, 순천 30ha 등 70791ha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 완도에서는 배추 모종 2ha가 물에 쓸려갔고, 순천에서는 갓 0.1ha가 물에 잠겼다. 장흥에서는 농협창고에 보관 중이던 양곡 300t이 침수 피해를 봤다.
축산시설의 피해도 발생했다. 고흥에서는 한우 축사 3개 동이 물에 잠겼고, 장흥과 해남 등에서는 닭 38만4000수, 오리 5만9000수가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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