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규제 왜 없애는 거야?"...美 24개주 트럼프 행정부에 소송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1: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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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의 50개주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4개주가 기후규제를 철회한 트럼프 행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24개 주는 트럼프 행정부가 온실가스 규제의 법적 토대가 되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지하자, 이에 반발해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위해성 판단'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가지 핵심 온실가스를 국민의 건강과 복지에 해를 끼치는 오염원으로 규정한 지침이다. 이를 근거로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주 정부들은 법을 제정해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해왔다. 그런데 연방정부가 이 규정을 철회하면서 주 정부들은 온실가스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자동차 배출가스를 비롯해 발전소 대기오염, 석유·가스 산업관리를 '위해성 판단'을 근거로 규제해왔던 미국의 주들은 규제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모두 잃어버렸다. 이에 24개주는 미국 환경보호청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는 '위해성 판단' 규정을 없애 산업계 환경규제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연방 차원의 기후대응 체계를 약화시키는 조치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연방정부의 환경규제 철회에 대해 민주당 출신들이 집권하는 캘리포니아, 뉴욕 등이 특히 반발하고 있다. 온실가스 위해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연방정부의 규제철회 조치는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연방정부가 철회한 '위해성 판단'이 본격 시행될 경우,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비롯해 발전소와 석유·가스 시설에 대한 규제를 주 정부 차원에서 할 수가 없다. 이는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흔들 뿐만 아니라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발전소의 이산화황(SO₂) 배출량은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상황인데 이 배출량이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발전소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대기오염 기준이 완화돼 대기질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 차량배출 기준이 완화되면 내연기관의 전기차 전환이 더뎌지고, 화석연료 기반 발전 비중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온실가스 규제완화가 단기적으로 기업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탄소감축 흐름을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해성 판단' 철회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간의 권한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연방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는 것과 달리, 일부 주에서는 자체적으로 환경규제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소송은 향후 미국 기후정책의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법원이 트럼프의 환경규제 완화 행보를 멈추게 할지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환경정책 변화가 글로벌 탄소감축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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